[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 1. "한국 영화산업이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
대기업의 독과점으로 인해 양극화 현상이 커지고 있는 한국영화 산업의 불합리한 환경을 개선하고 공정한 영화 시장을 조성하기 위한 목표였다. 한국영화 시장이 덩치만 커진 게 아니라 올바른 쪽으로 향하는 것 같다는 칭찬이 들렸다. 물론 일부에서는 '과연?'이라는 의문도 이어졌다. 혹시나 한 기대는 삐끗거리는 모양새다.
리틀빅 픽쳐스의 첫 작품은 지난 2일부터 관객을 찾고 있는 '소녀괴담'이다. 주피터필름이 공동제작에 참여했다. 공포 영화를 독특하게 만들어 보려는 시도는 좋았다. 한국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할리우드 영화 '어벤져스2'와 달리 한국영화는 서울도시철도공사로부터 촬영 불허 통보를 받았다며 여론의 관심을 받은 것까지도 좋다.
영화의 만듦새는 차치하고라도, 리틀빅 픽쳐스는 아무래도 흥행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는지 전야 개봉을 택했다. 정식 개봉에 앞서 하루 먼저 극장에 자신들의 영화를 거는 행태다. 불법은 아니다. 하지만 변칙이다. 과거 '트랜스포머'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기대작들이 하루 앞서 개봉해 관객 선점과 입소문 내는 걸 정당한 경쟁이 아니라고 짚어놓고는, 똑같은 방식으로 관객을 찾고 있다.
변칙 상영이 당연하게 되어 버린 한국영화 시장을 탓할 텐가. 그렇다면 리틀빅 픽쳐스는 다른 곳과 똑같은 '덩치만 큰' 배급사가 되어 버린 셈이다. 하루 흥행 성적으로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1개관 혹은 한 타임만이라도 더 상영됐으면 하는 작은 영화들에게는 뭐라고 변명할 것인가.
# 2. 지난 3일, VOD 전용 19금 애니메이션 '발광하는 현대사'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2차 판권 시장의 의미는 영화에 참여한 이들의 작품을 더 많은 사람이 극장에 가는 수고 없이 편하게 볼 수 있게 하려는, 공급자와 수요자 등 모두가 윈윈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수익성과 더 연결된다. 현재 한국에서 2차 판권 시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커졌다. 수입이 쏠쏠하다는 말이다.
NEW는 당연한 신사업 확산이라는 뜻으로 진행했겠지만 전략적인 면에서 그 선택은 아쉽다. 그간 NEW의 영화들을 보면 신인 감독들에게 기회를 주고, 좋은 영화와 의미 있는 작품으로 경쟁하겠다는 인상이 강했다. '부러진 화살'과 '피에타', '그대를 사랑합니다', '헬로우 고스트', '블라인드'가 NEW의 작품이다. 1000만 관객을 동원한 '변호인'과 '7번방의 선물'도 있다. 김광석의 노래를 재구성하고 시아준수·박건형이 출연해 사랑받은 뮤지컬 '디셈버'으로도 영역을 넓히기도 했다.
성인용 애니메이션으로 2차 부가판권 시장까지 노린다는 건 새로운 분야를 발굴하고 발전시킨다는 좋은 의미도 분명 있겠지만, 돈이 되는 시장으로 편하게 발을 들여놓자는 생각도 지울 수 없다.
물론 '발광하는 현대사'는 지금의 혼란스런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의 욕망의 끝은 어디인지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 만드는 작품이라는 평이 있다. 하지만 겉만 보면 32세 남자 현대와 27세 여자 민주의 위험하고도 못된 사랑을 그린 이 작품은 자극적이고 선정적이다. 특히 언론시사회에서는 전체 상영기간이 길어 일부분만 보여졌는데, 사회자가 "인터넷과 IPTV 등을 통해서만 상영되니 큰 화면으로 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이라고 자랑스럽게 야한 장면에 대해 언급해 현장을 낯뜨겁게 했다.
한국 영화시장에서 관심받고 싶어하는 분야는 많다. 청소년·여성·독립영화 등이다. NEW는 성인 애니메이션을 콘텐츠판다 첫 작품으로 내놨다. 우리나라 인터넷 사용이 그리 건전하지만은 않다는 걸 생각해본 적은 있을까. 공교롭게도 같은 날, 최근 개봉한 한 청소년관람불가 영화의 수위 높은 베드신 장면이 인터넷을 통해 확산돼 청소년들이 한때 별다른 제재 없이 접근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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