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미국 땅에 홀로 남겨져 냉혈한 킬러로 살아온 곤. 조직의 명령으로 타겟을 제거하던 중 예상치 못한 실수를 저지르고, 그는 자신의 삶에 깊은 회의를 느낀다. 그런 그에게 조직은 또 다른 명령을 내리고, 곤은 마지막 임무가 될 타겟을 찾아 자신을 버린 엄마의 나라, 한국을 찾는다. 남편과 딸을 잃고, 치매에 걸린 엄마를 돌보며 하루하루 절망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여자, 모경. 엄청난 사건에 연루된 것도 모른 채 일만 파고들며 술과 약이 없으면 잠을 이루지 못하던 그녀 앞에 딸의 죽음 뒤에 감춰진 진실을 알려주겠다는 한 남자가 다가온다. 잃을 것이 없는 남자와 남은 게 없는 여자, 그들이 절벽의 끝에서 만났다. / ‘우는 남자’
[MBN스타 손진아 기자] 반전 매력을 소유한 배우가 있다. 큰 키에 탄탄한 몸매를 자랑하지만 서툰 한국말에 귀여운 눈웃음을 지으며 다정다감한 매력까지 방출하는 배우 리치 팅(Rich Ting)이 바로 그다.
리치 팅은 영화 ‘아드레날린 24’(2009) ‘게이머’(2009) ‘지.아이.조’(2009) ‘솔트’(2010) ‘멋진 녀석들’(2012) ‘메이크 유어 무브’(2014) ‘론 서바이어’(2014) ‘우는 남자’(2014)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해 역량을 탄탄히 쌓아온 배우다.
↑ 사진=이현지 기자 |
“어려서부터 배우의 꿈을 갖고 살아오다 대학생 때 처음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봤다. 보통 할리우드 영화를 보면 아시아 사람들은 나쁜 사람 아니면 이상한 사람으로 나온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었다. 그러다 어느 날 한국 영화를 봤는데 모든 캐릭터가 다 멋있더라. 그때 한국 영화와 드라마에 정말 반했고 한국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
예일대학교에 다녔던 리치 팅은 ‘한국’이라는 나라가 전혀 낯설지 않았다. 항상 같이 놀고 공부하고 어울렸던 친구들이 한국 친구들이었기 때문이다. 리치의 꿈을 알았던 친구들은 항상 리치에게 ‘한국에 가라’라고 말했고, 꿈을 포기하지 않았던 리치 역시 로스쿨에 진학한 후 여유 시간을 활용해 연기 공부를 조금씩 시작했다.
“로스쿨에 가서는 시간적인 여유가 조금 생겼다. 그래서 연기 공부를 조금씩 하고 있었다. 모든 친구들이 나에게 ‘키, 스타일 모두 리치 같은 사람이 없다’라고 말하며 힘을 줬다. (연기 공부를 하면서) 캐스팅 제의가 들어왔지만 스턴트는 싫었고 배우가 하고 싶었다. 그러다 한 감독님이 나를 캐스팅했다. 당시 변호사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일을 그만두고 연기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다니던 직장까지 그만두고 ‘진짜’ 꿈을 실현하기 시작한 리치 팅은 꾸준히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하며 역량을 쌓았다. 미국은 물론 베트남에서는 영화, 시대극부터 모델로도 활동하며 다방면으로 활약한 그는 2012년 드디어 한국 땅을 밟게 됐다.
↑ 사진=이현지 기자 |
가장 좋아하는 감독과 배우와 꼭 함께 일해보고 싶었던 리치 팅은 ‘우는 남자’ 오디션을 볼 기회를 갖게 됐다. 오디션장에서 그는 이정범 감독에게 ‘아저씨’를 감명 깊게 봤다고 어필하며 ‘아저씨’ 속 김희원의 욕설 장면을 연기했고, 결국 ‘우는 남자’에서 중국계 킬러 아싱 역을 맡아 열연했다.
“캐스팅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기분이 진짜 좋았다. 한국말로 한 오디션이라 정말 떨렸는데 정말 행복했다. 장동건과의 촬영은 항상 재밌고 행복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내가 출연한 장면이 편집이 많이 됐다는 거다. 김희원과 함께하는 코믹한 장면이 있는데 그게 편집 돼서 가장 아쉽다. 관객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는 장면이라 기대를 많이 했었다.”
항상 센 캐릭터나 액션을 잘하는 캐릭터를 도맡았던 리치 팅은 로멘틱코미디물을 도전해보고 싶다는 소망을 비추기도 했다. “나는 항상 (작품 속에서) 총을 들고 있다. 이제는 총 대신 꽃을 들고 싶다. 로코물을 찍는다면 전지현, 김민희, 보아와 함께 해보고 싶다.”
좀 더 가볍고 친근한 이미지를 선보이고 싶다는 리치 팅은 7월부터 영화 ‘서울 서칭’ 촬영에 들어간다. 저스틴 천, 테오 유, 강별, 차인표 등 다양한 배우가 출연하는 ‘서울 서칭’에서 그는 어떤 색다른 모습과 매력으로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찍을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 사진=이현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