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명준 기자] 새내기 아나운서가 한순간에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쉽지 않다. 그것도 입사 자격 문제로 말이다. 이도 능력이라면 능력일 것이다. 그러나 정확히 이야기하면 KBS의 안이한 관리가 가장 큰 문제다.
조항리 아나운서가 KBS2 예능프로그램 ‘해피투게더’ 출연 후, 엄청난 후폭풍을 온 몸으로 받고 있다. 조 아나운서가 직접 해명에 나서고, KBS가 “문제없다”고 못을 박아도 후폭풍의 강도는 약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현재 논란의 시작은 조 아나운서가 졸업하지 않은 상태로 시험을 봐 현재도 휴학생이고, 이는 KBS 채용 조건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KBS는 “KBS는 연령, 성별, 학력 등에 제한이 없는 열린 채용을 실시하고 있으며, 학위 취득 여부가 채용의 조건은 아니다”라며 “조항리 아나운서는 2013년 2월 졸업예정 증명서를 제출해 응시자격을 충족했기 때문에 채용 취소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조 아나운서는 ‘해피투게더’에서 “휴학생 상태로 KBS 공채 시험을 봤는데 덜컥 합격을 해서 지금 휴학 상태다”라는 말을 했다.
한 한기 뒤에 졸업예정자인 조 아나운서가 2013년 2월 졸업예정증명서를 제출하고 시험에 응사하는 과정에 있어서 절차의 문제는 없다. 이는 당시 조 아나운서가 재학생이든, 휴학생이든 상관없다. 게다가 한 학기만 남겨놓은 상황이라면, 최근 대학의 관례로 봤을 때, ‘취업을 했다’는 전제로 학점에도 배려를 많이 해줄 것이다.
문제는 조 아나운서가 제출한 졸업예정증명서의 기한인 2013년 2월이다. KBS의 내부 사정상 당시 신입 사원들을 바로 현장에 투입시켰고, 이 때문에 조 아나운서가 순환근무로 부산총국에서 2년 간 근무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애초 조 아나운서는 7월에 입사를 하고 한 학기는 연수 기간에 교육을 병행하면서 학교에는 대체 리포트를 제출하는 식으로 졸업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었다.
조 아나운서의 계획대로라면 지금의 논란은 일어나지도 않았다. 입사 ‘당시’ 기준으로는 자격 조건이 충족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KBS의 순환근무로 인해, 앞서 거론한 입사 조항과 의도하지 않게 상충되는 상황이 벌어지며 ‘허위기재’가 된 셈이다. 결과만 보면, 현 시점에서는 졸업을 안했기 때문이다. 물론 KBS 입장에서는 “입사 조건만 충족되면 그 다음은 내부에서 얼마든지 용인될 수 있다”고 말
“휴학생 신분으로 KBS 공채 시험에 합격했다”는 말로 조 아나운서가 논란의 불은 붙였지만, 결국 화살은 조항리가 아닌, 입사 규정을 애매하게 만들어버린 KBS를 향해야 할 것이다.
유명준 기자 neocross@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