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16강 진출에 실패하면서 대한민국의 2014 브라질월드컵 도전기는 끝이 났다. 벨기에 전에서 0-1로 패하는 순간, 그동안 월드컵 중심으로 돌아갔던 각 방송사들은 전과 다를 바 없이 월드컵 이전으로 돌아갔고, 새벽 잠 못 이루고 응원했던 많은 시민들은 다시 평소대로 일상을 보냈다.
모두가 각자의 자리를 찾아 원래의 자리로 복귀했지만, 유독 울상인 이들이 있다. 바로 월드컵 특수효과를 노리고 브라질로 떠나 응원전을 펼쳤던 프로그램들이다. 모든 촬영을 마쳤으니 이제 방송만 하면 되는데, 채 빛도 보기 전 알제리 전에 이어 벨기에 전까지 패하면서 모든 사장될 위기에 처했다. 경기를 응원하면서 스포츠의 뜨거운 감동을 전해주려는 모든 기획의도는 물거품으로 돌아갔고, 남은 것은 버리기에는 아쉽고, 쓰자니 애매한 계륵(鷄肋)같은 촬영분 뿐이었다.
↑ 사진=무한도전 캡처 |
그렇게 노력했건만 세 경기 만에 모든 것은 물거품이 됐고, 그 중 두 경기는 답답한 경기운영 끝에 패했다. 시민들 앞에서 응원을 펼치겠다는 원대한 계획은 단순한 일회성 행사에 그쳤으며, 브라질 현지에서 응원하는 장면은 제대로 살릴 수도 없게 됐다. ‘무한도전’은 방송을에 앞서 선택을 해야 했고, 고민 내린 결론은 ‘몰카’와 ‘브라질 여행기’였다.
28일 방송된 ‘무한도전’은 그동안 ‘무한도전’ 역사 중 가장 많은 몰카(몰래카메라)가 등장했던 회였다. 브라질을 떠나기 전 모두가 함께 모여서 연습하던 도중 갑자기 손예진이 눈물을 흘려 모두를 깜작 놀라게 했던 몰카를 시작으로, 맥주잔 모양 장난감을 이용한 깜작 몰카, 악어튀김 몰카, 그리고 실패로 끝난 손예진 정일우의 커플 몰카까지. 어쩌다 한 번 이용될까 말까한 몰카가 자그마치 총 4개나 등장한 것이다.
재미있었으면 그나마 분위기가 좋았을 것이다. 첫 몰카는 지나치게 어설펐고, 웃음보다는 민망함이 감돌았다. 힘들다며 눈물열연까지 펼쳤던 손예진이지만 함께 몰카를 펼치는 정일우와 호흡이 엇갈리면서 애매모호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들의 몰카는 진짜 속았느냐 속지 않았느냐 여부를 떠나서 결말이 지나치게 허무했고, 통쾌함 보다는 무언가 해결되지 못한 찝찝함이 감돌았다.
이어진 흔들리는 액체가 담긴 맥주잔 장난감을 이용한 몰카는 몰카라기 보다 정준하의 장난에 더 가까웠다. 쏟는 척 넘어지는 정준하에게 깜짝 놀란 멤버들의 모습은 잠깐의 미소를 거두기는 했지만 ‘몰카’로 정의해 하나의 에피소드로 다루기에는 너무나 약했다. ‘저희 사귀어요’라고 폭탄 발언을 해 속이고자 했던 손예진과 정일우의 연애 몰카는 전날 먹었던 악어튀김을 치킨이라 속이고 다른 이들에게 먹이고자 했던 악어 몰카와 충돌하면서 시도조차 하지도 못했다. 여기에 제작진이 악어튀김을 진짜 치킨으로 바꾸면서 또 한 번의 ‘몰카 반전’이 일어나면서 복잡한 혼선을 낳기도 했다.
↑ 사진=무한도전 캡처 |
‘몰카’가 지나간 자리는 브라질 여행기였다. 멤버들이 진행했던 삼바댄스 배우기는 이미 SBS 예능프로그램 ‘일단 띄워’에서 한 차례 선보인 바 있으며, 7대 미스터리 중 하나인 예수상을 감상하는 멤버들의 모습은 여느 여행예능프로그램과 차별점이 없어보였다. 그나마 ‘무한도전’다운 웃음이 있었던 부분은 겁 많은 노홍철과 정준하, 정형돈이 야생의 악어들과 함께 펼치는 ‘적과의 동침’ 뿐이었다.
‘무한도전 응원단’이 선보이는 브라질 응원기였지만, 정작 주가 됐어야 했을 현지 응원은 1/4도 등장하지 않았다. 그 응원마저도 과거 타 프로그램을 통해 흔히 보았던 포맷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으며, 신선함도 독창성도 없었다. 러시아전 당시 무대에 올랐던 퍼포먼스는 볼 수 없었고, 이렇게 할 거면 왜 굳이 응
어찌됐든 대한민국의 브라질 월드컵 도전이 끝난 만큼 ‘무한도전 응원단’의 활동 역시 끝이 났다.
내달 5일부터는 또 다른 장기 프로젝트 중 하나인 ‘스피드 레이서’가 방송된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