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용준 역시 피해자에 가까우나 소속 배우 김수현의 중국 생수 광고 논란 이후 연이어 터진 악재여서 이미지 타격이 우려된다.
26일 서울 삼성동 키이스트 본사 앞에서는 '주식회사 고제 피해자 연합'이라는 단체 회원들이 시위 중이다. 이들은 '욘사마(배용○)는 고시레 홍삼뷰티 100억원을 보상하라'는 문구가 새겨진 현수막을 내걸었다.
↑ 사진=강영국 기자 |
2009년 당시 고제의 대표이사 한 모 씨는 "고릴라와 연간 100억원 이상의 판매보장 계약을 체결했다"고 일부 언론에 밝힌 바 있다. 배용준의 여성 팬들과 일본에서 크게 성공한 한국식당 고시레 브랜드를 활용하면 안정적인 판매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홍보였다. 고시레는 이미 막걸리·김치·삼각김밥 등을 론칭해 크게 성공한 바 있다.
이후 ㈜고제의 제품은 국내와 일본에서 일명 '배용준 홍삼'으로 불리며 잠시 암암리에 판매됐으나 정확한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다. 일본 측과 60만 세트(459억원 상당) 수출 계약을 맺은 뒤 약 3만 세트가 통관돼 창고에 보관만되다가 폐기처분됐다.
문제의 발단은 ㈜고제 측에 있다는 주장이 업계 관계자들이 바라보는 일반적인 시각이다. ㈜고제 전 대표 한씨가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이듬해 구속기소 됐기 때문이다.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부장 김주원)에 따르면 한씨는 배용준이 최대 주주로 있는 회사(고릴라라이프웨이)와의 계약 내용을 부풀리고 통정 매매 등으로 주가를 조작, 34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본 이른바 ‘작전세력’ 혐의를 받았다.
즉 이들은 배용준을 스타 마케팅으로 활용해 일본에서의 상표 사용 계약 및 독점 판매계약 등을 맺었고, 이후 고릴라와 협의 없이 실현 가능성이 부족한 납품 계약을 맺었다고 허위 공시한 혐의다.
앞서 ‘메이드’라는 이름으로 상장했던 ㈜고제는 매출액 미달로 상장 폐지 위기에 놓이자 이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고제는 2010년 4월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 폐지됐다.
현재 시위 중인 '주식회사 고제 피해자 연합'은 이때 투자를 했다가 손해를 봤거나 당 회사를 새롭게 인수한 경영진 측으로 파악된다. 피해자 연합 측은 '배용준도 일부 책임이 있다'는 주장이다. 과거에도 자신의 이름만 빌려준 채 무책임한 행보를 보인 일부 연예인 탓에 피해를 본 투자자들이 문제를 제기한 사례는 여럿 있다.
그러나 키이스트 고위 관계자는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전화통화에서 "과거 배용준이 초상을 제공하고 홍보 활동에 도움을 주기로 계약한 것은 맞지만 고제 측 전 경영진의 잘못으로 사업이 중단됐다. 배용준은 충분히 의무를 다했다"고 해명했다.
실제로 현 고제 경영진은 배용준이 대주주인 라이프웨이스타일을 상대로 3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수원지법에 제기했다가 지난해 7월 진행된 1심서 패소했다. 2심은 곧 있을 예정이다.
키이스트 고위 관계자는 "자신들(고제 측)이 재판에서 불리한 상황에 처하자 악의적인 행동을 펴고 있다"며 "그들의 주장은 사실무근일 뿐더러 명예훼손에 가깝다. 법원에 시위 가처분 신청을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그들 개개인에 대해서도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라며 "단순히 이런 논란을 만드는 것 자체를 악용하고 있다. 대응할 가치가 없으나 다른 빌딩 입주자들에게조차 미안한 상황이 돼 안타깝다"고 항변했다.
fact@mk.co.kr / 사진=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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