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강태명 인턴기자]
KBS2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의 ‘렛잇비’가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며 인기몰이 중이다. 기존의 음악 개그들과는 달리 풍자까지 더해 개그의 맛을 한층 더 살렸다.
↑ ↑개그콘서트 "렛잇비"는 익숙한 멜로디와 재치 있는 가사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사진 : KBS) |
‘렛잇비’의 특징은 기존의 음악 개그들과 달리 현실 풍자를 자연스럽게 녹여냈다는 것. 여기에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비틀즈의 ‘Let It Be’를 이용해 친숙함을 더했다. 노래를 듣는 순간 자연스럽게 극에 몰입하게 만든다.
‘렛잇비’는 큰 웃음 코드는 없지만 익숙한 멜로디와 공감대를 형성하는 가사로 호평을 받아냈다.
이에 대해 개그맨 겸 한국예술원 방송연예예술학부 이병진 교수는 “렛잇비는 모두가 이미 알고 있는 노래다. 귀에 익숙한 음악이라는 점에서 대중들에게 각인시키기 편하다. 특히 사회 이슈는 굉장히 좋은 소재고 직장인들의 애환을 다룬 가사라면 더욱 공감을 이끌어내기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현실의 문제를) 대사로 풀어내려면 길어지고 지루해지기 쉽다. 음악을 통해 함축적이고 상징적으로 담아내면 대중들의 공감을 쉽게 이끌어낼 수 있다. 대중들도 이런 개그를 언제나 기대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콘’의 음악 개그는 ‘렛잇비’가 처음이 아니다. 앞서 ‘뮤직토크’ ‘도레미 트리오’ ‘고음불가’ ‘용감한 녀석들’ ‘뮤지컬’ 등 노래를 이용한 다양한 코너들을 선보여 왔다.
↑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뮤직토크" "도레미 트리오" "뮤지컬" "용감한 녀석들". 개그콘서트는 다양한 음악개그를 선보여왔다.(사진 : KBS) |
정형돈의 ‘도레미 트리오’도 음악 개그다. 각각 다른 노래들의 가사를 이어 붙여 한편의 상황극을 만들어냈다. 정형돈과 함께 출연했던 이재훈, 서인석 세 사람이 “신데렐라는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요”라는 노래를 부른다. 그 다음 한 사람이 “발로 차 사커 발로 차 사커 위아더월드컵”이라는 노래를 부르면, 중간에 다른 사람이 끼어들어 신데렐라 노래를 부른다. “신데렐라는 어려서 부모님을~ 발로 차”라는 엉뚱한 상황이 폭소를 자아내는 식이다.
이수근의 ‘고음불가’는 가요를 이용했다. 처음엔 노래를 멀쩡히 부르다가 하이라이트 부분에서 이수근이 음치로 변하는 것이 개그의 포인트. 당시 유행했던 소몰이창법을 주로 이용해 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뮤직토크’와 ‘도레미 트리오’는 단순한 웃음 위주의 코너였다. ‘노래 짜깁기’의 특성상 다소 억지스러운 전개가 이뤄지기도 했다. 세태 풍자·감동 코드가 녹아들기 시작한 건 ‘용감한 녀석들’ ‘뮤지컬’을 통해서였다.
정태호와 신보라의 ‘용감한 녀석들’은 주어진 상황극 안에서 남녀 관계의 문제점들을 짚어낸 노랫말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점차 개그맨 동료를 비난(?)하고 개콘 PD를 향해 독설을 던지며 정치 세태를 직접적으로 힐난하는 식의 개그가 주를 이뤄 공감을 이끄는 동력을 잃어버렸다.
‘뮤지컬’은 코너 이름 그대로 뮤지컬 형식으로 꾸려졌다. 매주 하나의 노래를 선정해 곡에 맞는 상황을 연출했다. 특히 조성모의 ‘아시나요’에 맞춰 한국전쟁 때의 비극적인 모습을 재현한 현충일 편은 아직까지도 개콘 팬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뮤지컬’은 단순히 웃기는 개그를 넘어 감동을
이처럼 음악 개그가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비결은 뭘까. 이 교수는 “개그맨들은 항상 개그 소재로 음악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음악을 이용한 개그는 가장 기본적인 형식이다. 모든 음악들은 모두 패러디 대상이다. (상황극과 어울리는) 음악을 잘 선택하면 기발한 개그가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