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KBS가 스타 중계진 없이도 중계 1위에 올랐다. 데이터 싸움에서의 승리다.
19일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8일 방송된 KBS의 대한민국과 러시아의 브라질 월드컵 예선전 시청률은 전국기준 16.6%를 기록했다. 수도권 15.9%, 서울에선 17.4%를 기록하며 타 방송사의 시청률을 크게 앞섰고 1위에 등극했다.
사실 월드컵 개막 전 KBS가 중계 1위를 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지난달 29일부터 KBS 양대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타방송사에 비해 홍보가 제대로 되지 못했고 스태프들도 적극 나서지 못한 상황이었다. 극적으로 파업이 마무리되긴 했지만 준비가 부족했다.
그 사이 MBC는 ‘일밤-아빠 어디가’에 출연 중인 김성주, 안정환, 송종국에게 중계를 맡겼다. 중계진 구성만으로 화제를 모았고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라디오스타’와 ‘월드컵 스페셜-꿈을 그리다’에 출연하며 홍보에 열을 올렸다. 덕분에 시작 전부터 가장 많은 관심을 모았다.
반면 KBS는 월드컵 중계 전부터 프리랜서를 선언한 전현무를 중계 자리를 제안해 논란을 빚었다. 총파업 여파도 컸다. 그럼에도 지난 15일 치러진 일본-코트디부아르전에서 서울 시청률 1위, 전국과 수도권 시청률 2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18일 러시아전 중계에서 전국과 수도권, 서울 시청률에서 모두 1위에 오르는 대역전극을 펼쳤다.
KBS가 대역전극에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은 바로 이영표 해설위원의 족집게 중계 덕분이다.
이영표는 지난달 23일 방송된 ‘따봉 월드컵’에서 FIFA 랭킹 1위인 스폐인의 몰락을 예측했다. 칠레의 승리를 점쳤고 실제로 지난 19일 치러진 칠레와 스페인의 경기에서 칠레는 2-0으로 완승을 거뒀다.
또한 이영표는 일본과 코트디부아르 경기, 잉글랜드와 이탈리아 경기의 스코어까지 정확히 맞췄다. 이 때부터 이영표는 ‘문어신’이라는 별명을 얻게 됐다.
한국전에서도 이영표의 예언은 적중했다. ‘우리동네 예체능’ 축구팀의 코치를 맡고 있는 이영표는 프로그램에서 한국의 월드컵 첫 경기인 러시아전에서 2-1 승리를 예고했다. 하지만 18일 한국은 러시아와 무승부를 기록했다. 분명 스코어는 맞추지 못했지만 이영표가 주목할 선수로 뽑은 이근호가 골을 터트리면서 그의 예언은 또 다시 적중률을 향상시켰다.
이러한 이영표의 적중률은 바로 치밀한 데이터 분석에 있었다. ‘우리동네 예체능’을 통해 공개된 이영표의 중계 준비 과정은 철저했다. 중계 시작 2시간 전부터 이영표는 계속해서 정보를 찾아가며 준비했다.
뿐만 아니라 일본과 코트디부아르 경기에선 편파 해설을 선보이기도 했다. 중계진이 중심을 잡는 것이 기본이긴 이영표는 “머리는 일본의 승리를 말하고 있지만 가슴은 코트디부아르의 승리를 염원하고 있다”고 하는가 하면 코트디부아르가 역전골을 터트리자 “피로가 확 풀린다”라고 말해 오히려 공감을 얻기도 했다.
이영표의 놀라운 적중률과 공감 해설이 화제를 모으면서 시청자들도 자연스럽게 중계를 KBS로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전현무 대항마로 투입된 조우종은 신입 캐스터로 고군분투 중이지만 친근한
중계 약체에서 대역전극을 이뤄낸 KBS 중계의 상승세가 월드컵이 끝날 때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