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 기자]
현재 영화 ‘내 심장을 쏴라’ 분장을 담당하고 있는 안희준 실장은 배우들의 입맛에 맞게, 캐릭터의 성향에 맞게 분석하고 콘셉트를 완성해가며 배우들을 변신시키고 있다.
안 실장은 영화 ‘301 302’(1995)로 입봉해 ‘아내가 결혼했다’ ‘박봉곤 가출사건’ ‘달마야놀자’ ‘신장개업’ ‘좋지아니한가’ ‘화이트’ ‘내사랑 낭만자객’ 등 다수의 작품에 참여했다.
분장실 분위기가 안 좋은 상황을 지양하는 그는 항상 분위기를 밝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배우든, 스태프든 누구나 분장실에 들어왔을 때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그런 분장실을 만들기 위해 안 실장은 분장팀을 이끌고 오늘도 열심히 뛰고 있다.
Q. 분장팀의 현 작업 여건은 어떻게 되는가.
A. 지금도 2~3시간 자고 일 하는 작품도 있지만, ‘내 심장을 쏴라’는 12시간 휴식을 보장하고 있다. 일주일에 1일은 꼭 쉬고, 12시간 근무를 꼭 지키는 걸로 계약서상 썼기 때문에 보장되고 있는 상황이다. 신체적으로 힘들거나 그런 건 없다. 휴식시간도 충분하다.
Q. 12시간 휴식 보장, 촬영이 체계적으로 바뀐 것 같다.
A. 2년의 공백 후 ‘내 심장을 쏴라’를 시작했는데, 완전 바뀐 부분은 계약 체계다. 또 영화에 들어오는 사람 자체가 바뀐 게 있다. 마인드 자체가 굉장히 합리적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어떤 면에선 좋고, 어떤 면에선 인간미가 없다고 느껴진다. 이 부분이 아쉽기도 하다. 옛날 같은 경우 본인이 좀 손해 보더라도 작업에 참여하는 게 있었는데 요즘 사람들은 아닌 것 같다.
Q. 현재는 휴식 시간이 충분히 보장되고 있지만 지금까지 한 작품 중에서 힘들었던 작업은 어떤 게 있었을까.
A. 옛날엔 촬영장에 한 번 나가면 48시간씩 있었다. 그땐 너무 힘들었고, 그 힘들었던 게 뇌리에서 떠나질 않는다. 거의 2, 3시간씩 자고 작업했는데, 이런 부분은 감독님의 성향, 제작사가 원하는 방향 등이 맞물려서 상황이 그렇게 되는 거다. 현재 내가 맡은 작품에선 휴식이 보장되지만 다른 작품은 보장되는 곳도 있고, 아닌 곳도 있다. 팀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영화계 전반으로 정책이 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전엔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Q. 분장에 쓰이는 도구들도 많을 것 같다.
A. ‘내 심장을 쏴라’ 같은 경우엔, 박스, 가방 등 12개 정도가 쓰인다. 이건 어마어마하게 많은 재료가 필요한 것이다. 이번 작품은 미용, 분장, 특수분장 다 끼고 하는 작품이다 보니깐 재료자체가 어마어마하게 많다. 피에도 농도가 있는데 된 피부터 묽은 피, 맑은 피까지 피의 종류가 여러 가지다. 지금 작품 같은 경우, 피 종류가 5가지 사용된다. 상황에 따라서 쓰는 피가 다르다.
Q. 지금까지 참여한 작품 중 특별히 애착 가는 작품이 있나.
A. 아무래도 힘들었던 작품이 애착이 많이 가긴 한다. 입봉작인 ‘301 302’를 할 때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게 남산 세트장이 양수리로 옮기기 전에 찍은 거의 마지막 작품인데 기억에 많이 남는다. 그때 처음 작업을 해보는 거다 보니 실수를 많이 했다. 감독님께서 많이 감싸주고 도움을 많이 주셨다.
Q. 다수의 작품을 소화하다보니 나만의 노하우도 생겼을 것 같다.
A. 현장에서 닥칠 일에 대해 해내는 방법을 배웠다. 한마디로 대처 능력을 배운 거다. 이제는 웬만한 거에는 당황도 잘 안한다.
A. 영화를 찍을 땐 어려운데 다 찍고 나서 영화를 봤을 때다. ‘내가 이 작품을 했구나’라는 생각도 있고 배우를 바꿔놨을 때 쾌감을 느낀다. 또 현장에서 어려운 장면을 별무리 없이 해냈을 때 보람된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