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안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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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이현지 기자 |
독특한 헤어스타일과 예사롭지 않은 의상은 그를 노래보다는 외적인 면에 집중하는 가수로 느끼게 했다. 하지만 Mnet ‘트로트엑스’에 등장한 미스터팡은 ‘슈퍼스타K’ 준우승 출신의 조문근을 음악으로 꺾었으며, 매호 TD들의 찬사를 받았다. 트로트계 대선배인 태진아마저 미스터팡의 실력과 성공 가능성을 인정했다.
사실 미스터팡의 음악이 뛰어난 데에는 이유가 있다. 그는 트로트를 하기 전 록밴드에서 활동했던 이력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미스터팡은 ‘음악에 대한 열정’보다 먼저 생각해야 할 것들이 존재했다. 바로 생계였다.
“초등학교 6학년과 3학년인 딸이 있어요. 제가 하고 싶은 음악 전에 생계를 책임져야 했죠. 그런데 나이를 한 살, 두 살 먹을수록 할 수 있는 장르는 줄어들었어요. 장르가 극히 제한 된 상황에서 음악과 돈, 모두를 선택하는 길은 트로트 밖에 없었어요.”
결국 2010년, 미스터팡은 록을 포기한 채 트로트에 입문하게 됐다. 그로서는 큰 결심이었고 많은 변화가 따랐다. 변화는 미스터팡에게 ‘득’이 아닌 ‘독’으로 작용했다. 트로트라는 낯선 장르를 받아들이는 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익숙지가 않았죠. 내 노래 같지도 않았어요. 트로트 공연을 가서 팬서비스를 하는 것도 제겐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무대를 즐기지 못했죠. ‘시간이 약’이라는 말도 통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무대가 늘어날수록 제 속의 딜레마만 자라났죠. 그러던 중 ‘트로트엑스’를 만나게 됐어요.”
트로트 음악 자체에 대한 딜레마에 빠져 있던 미스터팡은 꽤 긴 고민 끝에 ‘트로트엑스’ 출연을 결정했다. 그는 출연에 앞서 새로운 마음가짐을 갖게 됐다. 자신만이 보여줄 수 있는 독특한 캐릭터로 트로트 계에 새바람을 일으키고자 한 것이다. 그리고 그가 만들어낸 캐릭터는 ‘트로트엑스’의 제작진이 원하던 설정, 그 자체였다. 여기에 미스터팡 만이 보여줄 수 있는 독특한 무대뿐 아니라, 뛰어난 노래 실력은 대중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제작진과 대중의 반응이 정말 좋았죠. 덕분에 매 라운드에서 좋은 성적을 얻었고, 파이널까지 진출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제 인생에서도 음악적으로도 ‘트로트엑스’가 터닝포인트인 셈이죠.”
여기에 ‘트로트엑스’에서 만난 동료들은 생계를 위해 트로트에 뛰어든 그의 사고를 변화케 하는 계기를 제공했다.
“트로트 신동으로 나온 친구가 있어요. 돈, 방송의 인기를 알 리 없는 친구인데 트로트를 좋아한다는 게 신기했죠. 그래서 ‘트로트가 정말 좋으냐’고 물었더니 ‘트로트 외에 다른 음악은 들어본 적도 없다’고 하더라구요. 다른 친구들도 정말 트로트를 사랑해서 ‘트로트엑스’를 온 경우가 많았어요. 덕분에 저 역시, 트로트를 생계를 위한 수단으로 생각했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사명감’이 생겼어요. 돈을 좇던 과거를 반성하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트로트엑스’를 통해 새로운 가수 인생을 살게 된 그는 이제 그 누구보다 ‘트로트 알리기’에 열심이다. 대중이 사랑하는 음악으로 트로트를 만드는 것이 그의 소박하지만 큰 꿈이 됐다.
“트로트가 서민들의 애환을 녹여내는 대중가요. 장르음악이 될 날이 저는 멀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저는 트로트에 뼈를 묻은 채 트로트의 대중화에 힘을 쏟을 예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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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영화를 통해 기존의 ‘미스터팡’이라는 트로트 가수가 지닌 이미지를 완벽하게 벗어내고 연기자 데뷔에 성공했다. 하지만 ‘창수’의 개봉은 ‘트로트엑스’ 이전의 것이었다. 트로트가수로서 보다 유명해진 그에겐 가수와 배우의 전혀 다른 삶이 또 다른 고민거리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정적으로 노래하는 가수가 아니라 무대를 적극 활용하는 가수이기 때문에 연기를 할 때 트러블이 없진 않았어요. 마케팅에 역효과가 생길 수도 있었던 상황이니까요. 하지만 임창정 선배가 다양한 장르의 연기를 선보이고, 무대와 브라운관, 스크린을 오가듯 저 역시 영화 속에서는 배우 방준호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어요. 앞으로도 그런 부분을 많이 연구할 것이고요”
트로트가수로서 성공을 거둔 그는 “올해 영화제에서 남우조연상을 받는 것이 꿈”이라며 새로운 목표를 전하기도 했다.
연기와 트로트에 뼈를 반반씩 묻겠다고 다짐했지만 미스터팡이 탐을 내는 새로운 분야가 있다. ‘트로트엑스’를 통해 남다른 존재감을 과시했던 그는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애착이 대단했다. 파이널 라운드를 함께한 박명수에 대해서도 그는 “‘무한도전’을 함께 출연하자고 할 줄 알았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음악, 연기를 모두 하지만 예능도 굉장히 탐이 나요. 박명수 선배도 제게 ‘캐릭터가 좋다’고 해주셨거든요. ‘라디오스타’ 같은 프로그램은 꼭 나가보고 싶어요. 김구라 선배와도 남다른 인연이 있거든요. 솔직히 저 같은 캐릭터가 어떤 예능 프로그램을 나가든지 잘 통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처럼 인터뷰를 통해 알게 된 미스터팡은 매사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는 본업인 트로트가수로서 작지만 원대한 꿈을 지니고 있다. “대중의 희로애락을 함께하는 가수가 되는 것”이 그의 바
미스터팡의 2014년은 바빴고 또 쉴 틈 없이 흘러갈 예정이다. 가수로서 이름을 알리고 목표 설정을 마친 그는 내리 세 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배우 방준호로 활약할 계획이다. 여기에 예능 욕심까지. 그의 남은 2014년을 대중은 다시 한 번 집중해봐도 좋을 것이다.
안성은 기자 900918a@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