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창작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이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 무려 9관왕에 오르며 국내 뮤지컬의 무한한 가능성을 입증했다.
올해 ‘더 뮤지컬 어워즈’는 그야말로 ‘이변’이다. ‘그날들’만이 겨우 창작뮤지컬의 체면치레를 했던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에는 국내 창작 뮤지컬이 올해의 뮤지컬, 올해의 창작뮤지컬, 남우주연상과 조연상, 여우주연상 등을 모두 휩쓸었다. 총 18개 부문 중 ‘프랑켄슈타인’과 ‘서편제’가 받은 상은 모두 13개 부문이다.
반면 해외 라이선스 뮤지컬 대작은 ‘위키드’가 올해의 뮤지컬상을, ‘고스트’의 최정원이 각각 1개 부문의 상을 수상하는 데 그쳤다.
특히 ‘프랑켄슈타인’은 올해의 창작뮤지컬상과 작품상을 두 번 받는 쾌거를 이뤘다. 더군다나 ‘프랑켄슈타인’은 10개 부문 후보작 중 9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사실상 싹쓸이다.
뿐만 아니라 고전을 새롭게 푼 신선한 접근도 매력적이다. 원작은 영국작가 메리 셜리의 소설 ‘프랑켄슈타인: 현대의 프로메테우스’. 가상의 인물인 앙리를 투입해 이야기의 긴장감과 입체성을 높였다. 극중 빅터 박사와 괴물로 변하는 앙리 사이 비극은 극도로 치솟았고 두 명의 극명한 색깔을 지닌 스타를 배출했다.
40억원이 투입된 만큼 무대도 화려했다. 웅장한 음악과 함께 어울리는 배경이 몰입도를 끌어올리고, 배우들의 감정선을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만든다. 괴물이 태어난 실험실과 음산한 숲 등 스릴러란 장르적 특성이 시각적으로 잘 표현됐다. 여기에 스릴 넘치는 전개와 설득력 있는 메시지, 귀를 사로잡는 음악까지 가미됐다. 연기와 가창력 모두가 수준급이 아니라면 절대 소화할 수 없는 작품이다.
이처럼 쏟아지는 외국 라이선스 뮤지컬과의 경쟁에서 국내 뮤지컬이 당당히 압도적인 두각을 드러냈다는 큰 의미를 지닌다. 한국 공연계의 미래가 그만큼 밝다는 걸 반증하는 결과.
경쟁작 ‘위키드’에 출연 중인 뮤지컬 스타 김선영은 “한국 뮤지컬의 성장이 정말 빠른 것 같다”면서 “후배들의 실력이 울 때와는 비교도 안 되게 성장했다. 환경적인 부분 역시 과거와는 달라지고 있다”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그는 “가수, 배우, 뮤지컬 배우 등 영역의 구분 없이 많은 스타들이 배출되고 있고 국내 창작 공연 역시 새롭고 질 좋은 무대가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면서 “머지않아 한국 무대, 그리고 배우들이 해외에서도 지금보다 좋은 평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남우주연상은 ‘프랑켄슈타인’ 박은태가, 여우주연상은 ‘서편제’의 이자람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남우조연상은 ‘서편제’의 양준모, 여우조연상은 ‘고스트’의 최정원이 각각 수상했다. 남우신인상은 ‘서편제’의 지오가, 여우신인상은 안시하가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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