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7일 방송된 KBS1 주말드라마 ‘정도전’에서는 도읍을 천도하려는 이성계(유동근 분)가 신하들의 반대에 부딪치는 모습이 그려졌다.
무엇보다 지난 회 방송에서 세자 책봉에 탈락한 이방원(안재모 분)에게 접근했던 하륜(이광기 분)이 본격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내 또 다른 구도를 만들었다.
이방원은 자신에게 군왕의 상이라며 접근한 하륜을 믿지 않았다. 과거 이인임(박영규 분)의 제자였지만 현재는 도당 회의 참석 자격조차 없는 하륜에게 이방원은 스스로 도당 회의에 들어올 수 있는 자격을 얻어내면 그를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이에 이성계와 신하들이 팽팽한 대립을 하고 있는 천도를 이용했다. 계룡산으로 천도할 의사를 밝혔던 이성계에게 하륜은 찾아가 계룡산이 새 도읍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풍수지리학적 근거를 대며 아뢰었고 이성계는 그가 풍수지리학에 재능이 있다고 판단, 그에게 중책을 맡겼다.
이러한 하륜의 모습에 이방원은 “내게도 제갈량이 생겼다”라고 반겼고 그와 함께 뜻을 도모하기로 했다. 이방원과 하륜은 천도 문제를 적극 이용하기로 했고 격렬하게 반대하는 신하들과 이에 분노하는 이성계를 보며 흡족해 했다.
하지만 이 모든 일은 정도전(조재현 분)이 나타나면서 원점으로 돌아갔다. 명나라에서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정도전은 이성계를 천도 계획엔 찬성했지만 시기를 늦추며 회유했다. 천도보다 국방을 튼튼히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인지시켰다. 정도전을 보며 “밥은 다 지었는데 뜸을 들이다 말았다”고 말하는 하륜의 모습을 통해 두 사람의 내공이 장난이 아니라는 것이 느껴졌다.
이미 킹메이커의 역할을 해낸 정도전과 다음 킹메이커 자리를 노리는 하륜의 지략 대결은 ‘정도전’의 흥미로운 요소가 됐다. 조선이 건국된 이후 ‘왕자의 난’이 드라마 후반부의 중심이 되는 만큼 두 사람의 대립이 더욱 중요하다.
특히 이인임은 죽었지만 가늘고 길게 지금까지 버텨온 하륜 역의 이광기는 재등장만으로도 ‘정도전’의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속내를 알 수 없는 얼굴로 이방원은 물론 시청자들까지 낚아냈다.
무엇보다 천도라는 하나의 소재를 가지고도 이성계, 정도전, 이방원과 하륜, 신하들까지 다양한 인물들의 심리가 치밀하고 팽팽하게 그려졌고 각자의 입장이 모두 이해될 만큼의 공감을 얻었다.
향후 ‘정도전’은 여전히 이방원을 경계하고 세자의 스승이 된 정도전과 야망을 버리지 못한 이방원과 하륜의 대결일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예고편에선 과하게 정사에 관여하는
한편 ‘정도전’은 매주 토, 일요일 오후 9시 30분 방송된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