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배우 장동건(42)은 어렸을 때부터 동경했던 누아르 장르에 드디어 도전했다. 과거 인터뷰에서 누아르를 하고 싶다고 했는데 꽤 시간이 흘러 그 꿈을 이뤘다. '아저씨'를 연출한 이 감독의 믿음 때문에 곧바로 선택했다. 첫 미팅에서 출연하기로 했다.
'우는 남자'는 단 한 번의 실수로 모든 것을 잃고 살아가던 킬러 곤(장동건)이 조직의 마지막 명령으로 타깃 모경(김민희)을 만나 임무와 죄책감 사이에서 갈등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 감독의 전작인 '아저씨'와는 다른 소재와 내용인데, 비슷할 것 같다는 우려가 팽배했다. 전작의 성공은 좋은 일이었지만, 그 흥행이 꼬리표처럼 따라 붙을 수밖에 없다.
장동건은 "'우는 남자'가 '아저씨'와 비슷한 것 아니냐고 하는데 난 전혀 다른 생각"이라며 "사적인 자리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키타노 다케시 감독의 영화가 비슷할 것 같은데 '그 남자, 흉폭하다'나 '하나비' 등을 비슷하다고 하는 사람은 없지 않나. 이정범 감독은 한 장르에서 장인과 같은 연출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영화는 총기 액션과 맨몸 액션의 비율을 절반씩 섞어 '아저씨'와 차별점을 두려 했다.
맨몸 액션도 공을 들였다. 촬영 4개월 전부터 준비했다. 물론 2개월 정도 연습한 액션은 물거품이 됐다. "감독님이 스타일리시한 액션이 아니라고 하더라"며 "곤 캐릭터는 인생을 반성하고 자기 자신과 대결하는 것 같은 감정이 담기는 액션이란 점에서 달랐다"고 회상했다. 후반부 액션을 찍다 왼쪽 팔 인대가 늘어나 2주가량 손을 못 쓰기도 했다. 하지만 영광의 상처라고 생각하고 있는 듯했다. "큰 부상은 아니다"라고 했다.
영화를 이끄는 또 다른 축이 있다. 곤을 갈등하게 하는 존재인 모성애 가득한 모경 역의 김민희다. 장동건은 김민희를 추어올렸다. "김민희씨는 언젠가부터 깊고 성숙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이번에 감정이 깊어야 하고 모성에 대해서 연기를 해야 해서 쉽지 않았을 텐데 굉장히 잘한 것 같아요. 기대하셔도 될 것 같아요."
그토록 원하던 누아르 영화를 향한 애정이 듬뿍 묻어났다. 아내인 고소영의 반응도 궁금했다. 그는 "내가 좋아하는 장르, 선호하는 걸 신나서 하니 좋아해 주더라"고 웃었다. 다양한 작품으로 인사하는 장동건과 달리 고소영은 활동이 뜸한 상황이라 남편이 부러울 것 같다. 장동건은 "물리적으로 활동이 불가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지난 2월 득녀했기 때문이다.
벌써 두 아이의 아빠인 장동건. 여전히 미남 배우로 통하는데 아저씨라는 말이 어색할 것 같다고 하자 아니라고 한다. "이제 어린 친구들은 제게 아저씨라고 많이 하는 걸요. 받아들인 지 오래됐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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