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전’, 역사가 스포일러? 알고 봐도 긴장감 넘치는 이유

[MBN스타 남우정 기자] ‘왕자의 난’ 전초전이 시작되면서 ‘정도전’이 더욱 쫄깃한 긴장감을 선사하고 있다.

31일 방송된 KBS1 주말드라마 ‘정도전’에서는 이성계(유동근 분)이 드디어 조선 건국에 성공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앞서 정몽주(임호 분)의 죽음으로 충격을 받았던 이성계였지만 정도전(조재현 분)의 설득으로 그는 용상에 앉았다. 무력 없이 왕위에 앉았다는 것으로 조선의 건국은 역사에 큰 의미를 갖게 됐다.

하지만 용상에 앉고도 이성계는 평안하지 못했다. 고려의 충신들과 조선 건국에 반발을 갖고 있는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서 관료들을 재정비하고 세자 자리를 책봉해야 했다. 세자를 책봉하는 일은 이성계에겐 조선을 건국하는 것 못지 않은 힘든 일이 되어 버렸다.

당연히 왕위에 앉히려고 했던 첫째 아들 이방우는 아버지의 역성 혁명에 반대하며 사라졌고 은둔 생활 중 지병으로 사망했다. 이방우에 이어 가장 연장자인 이방과와 개국 공신인 이방원이 세자 후보에 올랐다.

정도전은 정몽주를 죽인 이방원을 겨냥해며 “세자는 덕망이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제발 절인 이방원은 중전 강씨(이일화 분)에게 도와달라고 도움을 청했다. 그는 “세자 자리가 탐이 나서 그런 게 아니라 제가 적임자다. 방우 형님이 자취를 감추는 순간 적장자가 세자가 되는 순리를 깨졌다. 방과는 연장자일 뿐”이라고 어필했다.

하지만 반전은 중전이었다. 이성계와의 사이에서 이방번과 이방석을 낳은 그는 이방원의 말을 듣고 자신의 아들이 세자 자리에 오르기를 욕심내기 시작했다. 제 1차 ‘왕자의 난’의 시작점이었다.

‘정도전’은 ‘역사가 스포일러다’라는 말이 있듯이 결말을 미리 알 수 있는 상태다. 그럼에도 각 캐릭터마다 저마다의 당위성을 부여하면서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왕자의 난’ 은 이미 이방원과 중전 강씨이자 정도전의 싸움인 것을 알고 있지만 온화한 얼굴에서 한 순간에 얼굴을 바꾸고 권력욕을 드러낸 강씨의 모습과 정도전에게 사정했다가 협박까지 하는 이방원의 양면적인 모습은 극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들고 있다.

여기에 새롭게 등장하거나 재조명 받는 인물들은 향후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결국 이방원을 물리치고 왕좌를 차지하는 비운의 왕 이방석은 아역이었지만 덕망 높은 캐릭터를 그려내며 이방원과의 상반된 모습을 드러냈다. 또한 이인임(박영규 분) 옆에 붙어 있던 하륜(이광기 분)이 재등장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하륜은 다시 권력을 잡기 위해 이방원에게 접근했고 누구보다도 중전의 권력욕을 눈여겨 보고 충고를 해줬다. 향후 이방원의 책사가 되는 하륜의 본격적인 행보 시작이었다.

약 9회 분량만을 남기고 있는 ‘정도전’이 앞으로 그릴 이야기는 ‘왕자의 난’을 중심으로 한 이방원과 정도전의 본격 대결일 것이다. 아직 시작도 안 된 ‘왕자의 난’이지만 생동감 있는 캐릭터와 쫄깃한 전개가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한편 ‘정도전’은 매주 토, 일요일 오후 9시 30분 방송된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