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
명창 한승석과 뮤지션 정재일이 판소리 대중화와 세계화를 목표로 ‘바리abandoned’ 앨범을 선보인다.
29일 오후 서울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한승석 & 정재일 ‘바리abandoned’ 앨범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2008년 국악밴드 푸리에서 처음 만나 현대음악과 국악의 조화를 통해 한국 음악의 깊이와 가치를 널리 알리는 데 뜻을 모은 두 사람이 콜라보레이션 앨범으로 내놓는 첫 작품 ‘바리abandoned’는 바리공주 설화를 모티브로 판소리를 바탕으로 고난, 희생, 구원, 사랑, 인간애 등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성찰을 담아냈다.
이날 간담회에서 한승석은 “재일씨와는 푸리라는 밴드에서 활동 하면서 전통 소리를 소재로 동서양의 악기가 만나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보는 작업을 했다. 굉장히 새로운 매력과 음악적 감흥을 느낄 수 있었다”면서 “이런 작업을 발전시켜보자 뜻을 모으게 됐다”고 ‘바리’ 앨범 기획 과정을 소개했다.
그는 “기존 전통적인 소리를 단순히 변형 재해석하는 차원을 넘어, 이 시대 언어로, 이 시대 삶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지친 사람들을 위로해보자는 이야기가 됐다”고 밝혔다.
바리공주 설화를 소재로 선택한 배경은 무엇일까. 그는 “자칫 진부하다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 시대가 여러 문제와 갈등 국면이 이어지고, 버려지고 버리는 과정에서 희망과 치유의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는 시대가 되고 있다”며 “이 시대에 그런 것이 더 절실한 문제가 아닌가 싶었다”고 말했다.
한승석은 “음악적으로는 한국의 소리와 서양의 대표적 악기인 피아노가 만났을 때 그리고 내용적으로도 한국의 대표적인 설화를 통해 세계인들에게 용서와 화해 돌봄 등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다양한 음악적 시도 가운데 판소리와 함께 하게 된 정재일은 “여러 편성을 할 수도 있었지만 노래를 가장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는 간소화된 편성이 판소리와 피아노라고 생각했다”며 “작곡가로서 무언가 넣고 싶다고 생각한 것도 있지만 온전히 둘이서만 호흡을 하는 음악을 하자는 데 중점을 두고 노랫말을 가장 잘 들려줄 수 있는 편성을 고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가사는 탁월한 구성력과 맛깔스러운 대사로 유명한 극작가 배삼식이 썼다. 배 작가는 “앨범을 위해 글을 써본 것은 처음”이라면서도 정재일, 한승석과의 감정적 교류와 호흡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가사를 쓰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점은 우리의 현재에서 어떻게 바리공주 설화를 다시 발견해낼 것인가 였다”며 “바리공주 설화에 담겨 있는 인간의 일생을 통해 전통적인 화법을 유지하면서도 우리 사회 버려진 자들, 가령 입양아나 이주노동자, 치매 노인 등 우리가 처한 현실의 문제를 어떻게 담아낼 것인가를 고민했다”고 말했다.
총 8곡(11트랙)이 옴니버스 식으로 구성된 이번 앨범은 북으로 반주하는 기존 판소리와 달리 정재일의 피아노 연주를 바탕으로 장고, 징, 쇠, 풍경, 피리, 태평소 등 전통 악기와 베이스, 기타, 현악 합주를 더해 동서양의 음악적 매력을 함께 담았다.
‘바리abandoned’ 앨범은 6월 3일 정식 발매되며, 오는 7월 19, 20일 이틀에 걸쳐 국립극장 여우락 페스티벌에서 정식 공연을 통해 대중에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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