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지난 27일 방송된 ‘빅맨’은 전국 기준 11.2%를 기록했다. 이는 ‘빅맨’이 기록한 자체 최고 시청률이다. 매회 한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던 ‘빅맨’은 전날 방송된 9회부터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빅맨’의 대진운에선 타 방송사에 밀려 운이 없는 편이었다. 전작인 ‘태양은 가득히’는 2%대로 올해 방송된 드라마 중 가장 낮은 시청률을 기록한 것은 물론 시청률 조사가 이뤄진 이래 최하위 시청률 3위를 차지하는 굴욕을 안았다.
여기에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면서 준비했던 제작발표회를 취소했고 제대로 된 홍보도 하지 못한 상태였다. 첫 방송 시기도 월화극 왕좌 자리를 지키던 MBC ‘기황후’와 겹치면서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 뒤를 이어받았으니 ‘빅맨’의 출연진들도 부담감이 컸다. 주연을 맡은 강지환은 드라마가 시작되기 전 “시청률 부담 완전 심하다. 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연기적인 면밖에 없다”며 “스토리, 배우들의 연기에서 자신이 있다. 전작보다 시청률이 잘 나올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다”라고 부담감과 동시에 자신감을 털어놓은 적 있다.
하지만 강지환의 말대로 ‘빅맨’은 맨 바닥을 치고 스스로 기사회생했다. 닥터 이방인’과 MBC ‘트라이앵글’ 공격에 밀려 꼴찌 자리를 유지했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호평과 함께 시청률이 올라 시청률 순위를 뒤집었다. 경쟁작인 SBS ‘닥터 이방인’에 밀려서 2위를 기록하고 있긴 하지만 전작에 비해 시청률이 무려 5배나 오른 셈이다.
‘빅맨’의 이러한 상승세는 극 중 갈등이 짙어지면서 이뤄졌다. 4회까지 혼수상태에 빠졌던 최다니엘이 깨어나 자신의 자리에 돌아왔고 강지환과 이다희의 사이를 의심하면서 악행을 저지르게 됐다. 여기에 사장 자리를 빼앗기고 원래 자리로 되돌아간 강지환이 복수를 다짐하면서 극의 활기를 띄게 됐다.
분명 ‘빅맨’의 스토리가 신선하지는 않지만 뻔한데 보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강지환이 연기하는 김지혁이 소시민을 대변하고 권력과 맞서 싸우면서 진정한 리더의 모습을 보여준 점이 현 시대상황과 맞물리면서 호평을 받았고 이것이 상승세로 이뤄진 셈이다.
‘빅맨’의 이러한 성공은 KBS에도 굉장히 고무적인 결과다. KBS는 지난해 10월 방송된 ‘미래의 선택’을 시작으로 월화극에서 힘을 못 쓰고 있었다. ‘굿닥터’를 이어 받아 9.7%(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산뜻하게 출발했던 ‘미래의 선택’은 4.1%로 종영했다.
이어 ‘총리와 나’도 평균적으로 5~6%대의 시청률을 유지하며 체면을 못 살렸다. 복수극으로 반전을 노렸던 ‘태양은 가득히’의 상황은 더 안 좋았다. 첫 방송부터 1, 2회 연속 방송으로 화제를 모으지 못했던 ‘태양은 가득히’는 자체 최저 시청률 2.2%로 드라마 역사에 남길만한 기록을 만들어냈다.
‘빅맨’을 통해서 오랜만에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했고 동시간대 2위까지 올라갔다. 월화극 잔혹사를 끊은 것과 동시에 드라마 자체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앞으로의 결과에도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월화극 잔혹사를 끊은 ‘빅맨’이 경쟁작을 누르고 고공행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