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프랑스)=MBN스타 최준용 기자] “사람을 끄는 매력의 훌륭한 배우 배두나가 영화에 영혼을 불어 넣었다.”
스크린 데일리의 수석 평론가 마크 아담스는 제67회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분에 초청된 ‘도희야’의 공식 스크리닝 이후 배우 배두나에 대해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영화의 상영이 끝나자 외신은 자리에서 일어나 긴 시간 동안 박수갈채를 보냈다. 배두나는 뜨거운 반응에 손을 흔들며 웃는 얼굴로 화답했다.
지난 20일 프랑스 칸에 위치한 영화진흥위원회 파빌리온 부스에서 취재진과 마주한 배두나의 얼굴엔 수상에 대한 부담보단 영화제 자체를 즐기는 밝은 모습이었다.
“칸에 오기 전부터 초청 소식에 굉장히 설?�� 기대도 많이 했고 공식 스크리닝 이후 반응이 굉장히 좋아서 기분이 좋네요. 처음 이 작품을 선택한 순간부터 두 달 동안 여수와 순천 등지에세 촬영했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더라고요. 그렇게 열심히 찍었는데 여기까지 오게 돼 감개무량하고 영광이며 기쁘네요. 하하.”
배두나는 ‘도희야’ 출연 결정을 하기 전 워쇼스키 남매 감독의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와 ‘주피터 어센딩’을 촬영하느라 해외에서 머무는 기간이 길었다. 특히 그는 칸에 오기 전 영국 런던에서 세 번째 할리우드 영화 출연 협의를 마쳤다. 영화 촬영이 없을 땐 어학연수를 위해 런던에 머물기도 했다. 고국에서 활동하는 것에 대한 그리움은 없을까.
“전 국경 없이 좋은 작품을 하고 싶은 꿈이 있어요.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활동하다보면 여기서 느끼는 갈등도 있고 저기서 그 부족함을 채울 수 있는 부분도 있죠. 한국 영화는 무엇보다도 그중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거예요. 큰 스케일의 영화만 하니까 오해를 하시는데 작아도 한국영화에서 한국말로 내 능력의 100%를 발휘하는 게 행복해요. 내가 네이티브스피커가 아닌 이상 외화는 굉장히 힘들어요. 그래서 한국 영화가 제일 편하죠. 한국 사람들 특유의 가족같이 뭉치는 그런 분위기가 있어요.”
배두나는 지난 1999년 드라마 ‘학교’를 통해 연기자의 길에 들어선 이후 15년 간 수많은 작품 다양한 역할을 통해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어느 덧 서른을 훌쩍 넘어 서른 중반에 들어선 그의 작품 선택 기준은 어떨까.
“20대에는 연기를 간절하게 배우고 싶다는 생각에 좋은 감독님이 부르면 무조건 달려갔죠. 노출이나 베드신이 있어도 신경 쓰지 않았어요. 그땐 캐릭터도 많이 따졌고 내가 빛이 나고 임팩트 있는 역을 따져가면서 했죠. 그리고 ‘과연 이 영화를 내가 평생 자랑스러워 할 것인가’ 생각도 했어요. 까다로웠죠. 하지만 요즘은 더 마음을 열고 도전하고 싶은 생각이에요. 내가 원해서 캐릭터를 고르거나 이런 것보다도 시나리오가 좋고 그런 것에 도전하는 게 즐겁더라고요. ‘도희야’가 그런 면이 있어요. 시나리오를 보고 이 영화가 만들어져서 세상에 나오는 것을
한편, ‘도희야’는 가족의 일상적인 폭력에 노출된 도희(김새론 분)가 파출소장 영남(배두나 분)을 만나 폭력으로부터 어떻게 벗어나는지 긴장감 있게 담은 영화다.
‘도희야’의 국내 개봉일은 22일이며, 청소년 관람 불가다.
최준용 기자 cjy@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