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프랑스)=MBN스타 최준용 기자] ‘한국의 다코다 패닝’이라 불리며 연기력을 인정받은 꼬마숙녀는 온 데 간 데 없고, 푸른 바다색깔의 원피스를 입고 긴 머리를 가지런히 묶어 얌전히도 늘어뜨린 여배우가 새초롬히 앉아있다.
9세 때인 지난 2009년 제62회 칸영화제에서 특별상영 부문에 오른 ‘여행자’로 칸영화제를 찾았던 김새론. 그는 이후 5년 만에 제67회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된 ‘도희야’로 두 번째 칸 레드카펫을 밟았다.
지난 20일(현지시각) 프랑스 칸에 위치한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 파빌리온 부스에서 진행된 ‘도희야’ 인터뷰에서 마주한 김새론은 어엿한 여배우의 모습으로 취재진을 맞이했다.
“칸 영화제에 초청돼 정말 큰 영광인 것 같아요. 칸엔 정말 어렸을 적에 방문해 기억이 별로 없었는데, 이번에 많은 추억을 담아가고 싶어요. 오기 전부터 설레는 기분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어요. 정말 즐겁게 즐기다가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가장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위험한 선택을 벌이는 소녀 도희(김새론 분)의 잔혹하고도 아름다운 드라마를 그린 ‘도희야’는 지난 19일 공식상영 이후 외신에게 호평을 받았다. 영화의 상영이 끝나자 외신은 자리에서 일어나 긴 시간 동안 박수갈채를 보냈다.
배두나 송새벽 김새론 등 주연배우들은 뜨거운 반응에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특히 김새론은 뜨거운 성원에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감동의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정말 가슴이 벅찼어요.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재밌게 촬영한 영화인데 큰 영화제에서 상영되고 모든 사람들이 잘 봐주신 것 같아서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흘렸죠.”
칸 국제영화제 크리스티앙 존 부집행위원장은 공식 스크리닝 이후 “처음 영화를 본 순간 좋다고 생각했다. 쉽지 않은 소재인데 뛰어난 연출력의 힘으로 잘 소화해냈다고 생각한다. 특히 배우들의 연기는 압도적이었으며 ‘도희’ 역을 맡은 김새론은 앞으로도 크게 주목되는 배우이다. 다음에도 칸에서 다시 보길 기대한다”라며 영화의 타이틀 롤을 맡은 김새론에 관심을 표했다.
“정말 큰 감사를 드려야 할 것 같아요. 이 영화가 한국 뿐아니라 널리 알려질 수 있고,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게 돼 설레요.”
영화 ‘여행자’로 시작해 ‘아저씨’ ‘바비’ 등 주로 무거운 소재의 영화에서 어두운 역할을 맡아 나이답지 않은 성숙한 연기를 보이며 명품 아역으로 등극한 김새론. 이번에도 그는 친 엄마가 도망간 후 의붓아버지와 할머니로부터 일상적인 폭력에 노출 된 소녀 도희를 연기했다. 이에 대한 그의 생각은 어떨까.
“나이도 어린데 어두운 작품을 자주하니깐 주변에서 걱정을 많이 해주세요. 제가 연기한 캐릭터에서 잘 빠져나오지 못할까봐 촬영 땐 배려를 많이 해주세요. 그래서 캐릭터에서 빠져나오는 건 큰 어려움이 없어요. 학교를 가거나 친구들을 만나면 주변환경들이 밝아 별 어려움은 없어요.”
‘도희야’를 연출한 정주리 감독에 따르면, 김새론은 당초 영화 출연을 놓고 한 번 고사한 끝에 어렵사리 수락했다. 당초 김새론은 도희 역을 제의 받고 주변의 권유에도 불구 굉장히 감정적으로 힘들고 어려운 역할이란 것을 알았기에 많은 시간동안 고민한 것. 정 감독은 김새론에 대해 어린데도 불구 시나리오를 보는 눈이 정확한 것 같다고 극찬했다. 이처럼 어려운 길을 고집하는 그의 의중은 뭘까.
↑ 사진=옥영화 기자 |
한편, 김새론이 열연한 ‘도희야’는 22일 개봉된다.
최준용 기자 cjy@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