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관 CJ E&M(Mnet 총괄) 상무가 이 같이 밝히며 오는 8월 시작되는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시즌6(이하 '슈퍼스타K6')'에 임하는 각오를 다졌다.
신 상무를 비롯해 김기웅 Mnet 국장, 김무현 '슈퍼스타K' PD는 19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1가에 있는 한 레스토랑에서 취재진과 만나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CJ E&M은 '케이블판 나는가수다'로 불리는 '100초전 (戰)', 오디션 열풍을 이끈 '슈퍼스타K' 등 다수 음악 프로그램을 눈앞에 뒀던 터다.
'100초전'에 대한 기대가 컸다. MBC '나는 가수다'가 폐지된 틈을 절묘한 차별화로 공략할 '100초전'은 다양한 장르의 쟁쟁한 가수들이 화려한 무대를 예고했다. 그러나 비(非) 보도가 전제였다. 자연스럽게 '슈퍼스타K6'에 관심이 더욱 쏠렸다.
'100초전'과 달리 '슈퍼스타K6'는 기대보다 우려가 크다. 지난해 '슈퍼스타K5'의 인기가 예년만 못했기 때문이다. 쓴맛을 봤다. 굳이 시청률 수치나 시청자 문자 투표 건수만으로 논하기 어렵다. 우승자 박재정과 준우승자 박시환의 이름 석 자조차 모르는 대중이 다수였다.
그간 '슈퍼스타K'는 오디션 프로그램 '절대 강자'로 군림하며 서인국 허각 정준영 김예림 버스커버스커 로이킴 등 걸출한 스타를 배출했다. 하지만 시즌 5로 넘어오면서 콘텐츠 자체의 식상함, 스토리텔링 부족, 긴장감 저하, 걸출한 실력을 갖춘 참가자의 스타성 부재 등 여러 이유가 지적됐다.
◇ "기본은 참가자들의 실력, 개성 잘 살려줄 것"
신형관 상무는 “’슈퍼스타K’의 지난 시즌 부진으로 기획 단계부터 다시 생각했다. 심지어 프로그램 명을 바꾸거나 포맷 자체를 바꾸려는 생각까지 했었다”고 말했다. 신 상무는 “그러나 시즌5는 어느 한 부분이 아니라 모든 면에서 조금씩 부족했다. 그간 시즌이 모두 성공했기 때문에 ‘이 정도면 되겠지’하는 자만도 있었다. 시청자들의 기대가 큰 만큼 실망감도 더욱 컸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SM·YG엔터테인먼트가 주축이 돼 직접 캐스팅을 담보하는 SBS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와의 비교도 피할 수 없는 요소다. '슈퍼스타K'에 몰리던 실력파들이 일정 부분 분산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오디션 프로그램 특성상 흥행 관건은 참가자들의 실력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신형관 상무는 시즌6가 이러한 우려를 말끔히 해결해 줄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본격적인 방송에 앞서 나가는 예선전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면 아마 깜짝 놀랄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사실 지난 시즌5에도 참가자들의 실력은 훌륭했다"며 "그들의 제 색깔을 살려주지 못한 제작진의 잘못이다. 새로운 시즌에는 좋은 원석들이 한 번의 실수로 중도 탈락하지 않도록 여러 장치를 고민 중이다"고 설명했다.
◇ "스토리텔링은 필수 요소, 악마의 편집은 지양"
허각 울랄라세션 장재인 로이킴 등 '슈퍼스타K'를 통해 주목받은 스타는 각기 남다른 사연을 지녔다. 가수이기 이전에 우리 사회 구성원 중 한 명인 그들의 삶 역시 우여곡절이 있었다. 그들의 이야기가 곧 그들이 부르는 노래 속에 묻어나 시청자들의 감동이 배가됐다.
즉, 제작진이 어느 정도 편집의 힘을 활용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중요 요소 중 하나다. 일각에서는 '사연팔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이는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슈퍼스타K' 제작진은 '악마의 편집'이라는 오명 아닌 오명도 써야 했다. 제작진 처지에서는 난감한 딜레마다.
이와 관련해 김기웅 국장은 "올해는 '악마의 편집'이 아닌 '안마의 편집'이 될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 국장은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텔링은 분명 중요하지만 불편해 하시는 분들도 계시더라"며 "안방극장에서 시청자들이 좀 더 편안하게 볼 수 있는 편집을 하겠다"고 설명했다.
감정에 호소하는 일방적 사연팔이가 아닌, 노래와 연결해 진실성을 강조한다는 방침이다.
'슈퍼스타K' 시즌1부터 참여해 올해 첫 메인 연출을 맡게 된 김무현 PD는 "'슈퍼스타K6'의 성공 여부는 노래 잘하는 참가자의 등장에 따라 판가름 날 것"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하면서 "편집은 참가자들의 무대, 노래와 사연이 있는 무대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인기 투표 영향력↓, 감동과 재미↑
결론은 초심이다. 시즌이 거듭되면서 '국민의 선택'은 사실상 인기 투표에 가까웠고, 심사위원들의 영향력은 줄면서 허탈한 평가가 나올 정도였다. 대중의 관심은 팬덤화 됐고, 참가자들의 실력 보다 그들의 외모나 배경 같은 스타성이 부각됐다. 차세대 아이돌을 뽑는 'K팝스타'와 비교해 '슈퍼스타K'의 차별점은 바로 여기에서 출발하는데 그 경계가 모호해졌다.
신형관 상무, 김기웅 국장, 김무현 PD는 "과거, 오로지 노래로 시청자들에게 감동과 재미를 안겼던 초심을 지키면서 새로운 모습으로 또 한 번 도약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김무현 PD는 "'국민의 선택'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 올해 '슈퍼스타K6'의 구호는 '너의 노래로 일어서리라'다. 그 구호에 걸맞은 대국민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다시 일어서겠다"고 밝혔다.
한편 '슈퍼스타K6' 지역 예선은 오는 24일 광주와 31일 서울 등을 거쳐 7월 초까지 계속 진행된다. 6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필리핀 마닐라에서도 예선이 개최된다. 첫 방송은 8월 22일이다.
fact@mk.co.kr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