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29일 개봉하는 영화 '무명인'이다. 제15회 산토리 미스터리 대상 독자상을 수상한 쓰카사키 시로의 소설 '게놈 해저드'를 영화화했다. 2006년 영화 '야수'를 연출했던 김성수 감독의 차기작이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돼 소개된 영화는 뒤늦게 한국 관객을 찾게 됐다.
'무명인'은 남자가 기억을 찾아가는 과정이 다소 어렵게 와 닿을 수 있다. 복잡한 상황이 긴장감 넘치게 표현했다. 후반부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긴 하지만 잠깐 놓친다면,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만 하다. 김효진이 등장하지만 이야기 대부분은 니시지마가 이끈다. 김 감독이 영화를 만들려고 하자마자 떠올렸던 일본의 유명 배우다.
김 감독은 20일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무명인' 언론시사회에서 "원래부터 니시지마 히데토시의 팬이었다"며 "이 영화가 일본과 합작하기로 결정되면서 첫 순위로 꼽았다. 무작정 '러브레터'를 썼는데 단번에 답을 줘서 함께하게 됐다"고 좋아했다.
김 감독은 사실 "한국에서 물의를 일으킨 과학자 이야기를 하려고 자료 조사를 하던 차에 '게놈 해저드'라는 제목에 이끌려 책을 읽었다"며 "다른 방향의 이야기였지만 결과적으로 이 영화가 됐다. 물론 영화화하기에는 어려운 작업이었다"고 회상했다.
니시지마 히데토시는 일본 드라마 '나와 스타의 99일'에서 김태희와 호흡을 맞춘 바 있다. 그는 한국 배우와 호흡을 맞춘 것에 대해 "일본과 한국배우의 다른 점을 느끼지 못한다"며 "성심성의껏 캐릭터를 연구해 연기하는 건 어느 나라 배우든 모두 똑같다"고 말했다. 이어 "작품을 고를 때 기준은 없다. 좋은 시나리오와 열정이 있는 감독이라면 어느 나라 작품이든 상관없다"며 "'무명인'도 감독님이 작품을 향한 애정이 넘치는 편지 덕에 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날 언론시사회에 김효진은 출산을 앞두고 있어 참석하지 못했다. 김 감독은 "소중한 생명을 잉태해 이 자리에 함께하지 못했다. 효진씨도 안타까워했다"며 아쉬운 마음을 대신 전했다. 그러면서 "프리프로덕션이 짧아 일본어 배울 수 있는 시간을 3주밖에 못 줬는데, 크랭크인 날 많은 일본어 대사를 완벽하게 해 현장의 일본 스태프들을 놀라게 했다. 대단한 열정을 가진 배우라는 걸 소름 끼치게 느꼈다"고 김효진을 향한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니시지마도 극 중 한국어 대사를 한다. "열정 넘치고 좋은 시나리오만 있다면 영화 예산에 상관없이 달려갈 수 있다"고 한 그지만 "한국어 공부는 2시간만 지나도 졸리더라. 한국어 분량은 줄여달라"고 부탁해 웃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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