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프랑스)=MBN스타 최준용 기자] “내가 죽어도 대한매일신보는 영원히 살아남아 한국동포를 구하라.”
대한제국 시절 영국 언론인으로 항일 언론의 선구자 어니스트 베델(한국명 배설 1872~1909)의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진다.
베델은 1904년 러‧일 전쟁 때 런던 데일리 뉴스 특파원으로 입국해 1905년 한영 합판 회사를 설립하고, 국한문판 대한 매일 신보와 영문판 코리아 데일리 뉴스, 국문판 대한 매일 신보를 창간, 일본의 침략 정책을 비판한 인물이다. 그는 한국의 독립과 언론 자유를 위해 싸우다 37살, 젊은 나이로 머나먼 이국땅 조선에서 별세했다.
ARK CINEMA 대표인 은오 감독과 인터내셔널 프로듀서 칼 반도쉬, 이그젝큐티브 프로듀서 제임스 심슨은 16일(현지시각) 오후 제67회 칸 국제영화제가 열리는 영화진흥위원회 파빌리온에서 영화 ‘고요한 아침의 나라’(가제) 제작 발표회를 열었다.
은오 감독은 “‘고요한 아침의 나라’는 자신의 조국보다 조선을 사랑한 베델의 파란만장한 실화를 그린다. 여기에 조선의 황녀와의 불꽃같은 로맨스를 픽션으로 가미했다”고 밝혔다.
모나코 국제영화제 운영위원장과 브룩클린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을 역임한 칼반 도쉬 뉴욕대 교수는 국제적으로 저명한 제작자인 제임스 심슨과 지난해 칸 국제 영화제에서 만나 이번 프로젝트를 도모했다.
제임스 심슨 프로듀서는 “현재는 나라 간에 교류가 활발하지만, 100년 전 한국과 영국의 교류가 이뤄진 사실이 굉장히 로맨틱하고 특별하게 느껴졌다. 100년 전 이야기를 아름답게 그려낼 것이다”고 자신했다.
칼 반도쉬 프로듀서는 “이 영화는 픽션이 아니다. 사랑하는 한국을 위해 싸우다가 죽은 인물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바로 이 점은 장르를 넘어서 큰 힘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고요한 아침의 나라’는 100억 규모로 제작되며, 한국과 영국의 투자사가 공동 제작한다. 특히 한국과 영국을 대표하는 톱스타들이 이 영화에 출연한다.
은오 감독에 따르면 베델 역은 영국을 대표하며 푸른 눈에 금발, 키가 큰 배우가 낙점돼 출연 논의 중이다. 또 민초의 제왕 양기탁 역은 연기 스펙트럼이 넓은 한국 배우가 맡을 예정,
의혈단의 리더 김장한 역은 비주얼을 갖춘 국내 배우가 물망에 오른 상태다. 베델과 김장한, 두 사람의 사랑을 동시에 받는 조선의 황녀 선화 역은 올 하반기 한국에서 공개 오디션을 실시할 예정이다.
은오 감독은 “극중 선화의 나이가 19세로 설정됐지만, 나이에 큰 제약을 두지 않고 10~30대 국내 여배우들을 캐스팅하려고 한다. 톱배우들 뿐 아니라 신인배우에게도 문은 열려있다. 많은 분들이 지원했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고요한 아침의 나라’는 한국과 영국을 오가는 로케이션으로 촬영된다. ‘명량-회오리 바다’의 장춘섭 미술감독이 한국의 아름다움을 영상으로 표현하며, 음향팀은 유명 해외 제작진이 참여, 글로벌 사운드를 구축한다.
또한 한국의 수려한 풍경을 스크린에 담기 위해 제작진은 기존 레드 원 4K, 레드 에픽 5K 해상도를 뛰어넘는 6K의 레드 에픽 드래곤 카메라로 촬영해 영상의 색감과 깊이감의 차이를 보인다.
↑ 사진=최준용 기자 사진 왼쪽부터 제임스 심슨, 은오, 칼 발도쉬 |
은오 감독은 “최근 ‘어벤져스2’가 한국을 담았지만, 분량도 적고 우리나라가 주체가 되지 않는다
한편, ‘고요한 아침의 나라’는 올 하반기 배우들의 캐스팅을 마무리 짓고 내년 1월 크랭크인한다. 개봉은 2015년 6~7월 예정이다.
최준용 기자 cjy@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