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KBS가 심혈을 기울여 선보이는 청소년 드라마 ‘하이스쿨 러브온’(이하 ‘하이스쿨’)이 오는 6월 첫 선을 보인다. 한 동안 TV 속에서 사라졌던 청소년 드라마의 부활을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하이스쿨’은 위기에 빠진 남학생을 구하려다 인간이 되어버린 천사와 순수 열혈 청춘들이 펼쳐갈 사랑과 성장 스토리를 담은 판타지 드라마다. 기존의 청소년물이 학생들의 교육 실태와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면 ‘하이스쿨’은 로맨스에 초점을 맞췄다.
KBS의 대표 청소년 드라마였던 ‘반올림’을 떠올리게 했지만 한 제작진은 ‘반올림’보단 지난해 방영된 ‘상속자들’에 오히려 더 가깝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드라마에 대한 정보가 하나씩 밝혀질 때마다 그 기대감을 우려로 바뀌고 있다. 드라마에 캐스팅 된 배우들이 대부분 지금도 활동하고 있는 아이돌들이기 때문이다.
우선 ‘하이스쿨’의 주인공은 그룹 인피니트의 남우현, 이성열이 차지했다. 한 그룹에서 남자 주인공 자리를 두 개나 꿰차는 일은 흔하지 않지만 두 사람은 180도 다른 캐릭터를 보여줄 예정이다.
여기에 포미닛 남지현도 주요 배역으로 등장한다. 여주인공인 김새론, 남우현, 이성열과 드라마의 한 축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스티의 해령도 김새론의 친구로 캐스팅됐다.
여주인공인 김새론이 있긴 하지만 주인공을 맡은 남우현, 이성열, 남지현의 연기 경력은 많지 않은 상태다. 남우현은 지난 2012년, MBC에서 8부작으로 방영됐던 ‘천번째 남자’에 출연한 것이 경력의 전부이다.
이성열은 그나마 인피니트로 데뷔하기 전에 ‘당신이 잠든 사이에’ ‘다함께 차차차' 등에 출연하며 경력을 쌓았고 인피니트 데뷔 후 모바일 드라마 ‘러브포텐’에서 남지현과 호흡을 맞춘 적이 있다. 남지현도 지금이야 본격적으로 연기자에 도전하곤 있지만 ‘괜찮아 아빠딸’ ‘천번의 입맞춤’에 출연한 것이 전부다.
첫 연기에 도전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에 기억에 남을 만한 캐릭터를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걱정을 사고 있다. ‘하이스쿨’에서 전문 배우는 아역 출신인 김새론뿐이다.
기존의 청소년 드라마들이 스타 등용문 역할을 하면서 신인 배우들을 찾아내는 재미가 있었다면 최근엔 대부분 아이돌들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이준, 임시완처럼 연기자 못지 않은 연기력을 보여준 아이돌도 있고 크리스탈, 한선화처럼 작은 역할도 제대로 소화해 내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아이돌이 우르르 출연하는 드라마엔 기대감보다 우려가 더 크다. ‘드림하이’가 아이돌 캐스팅으로도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예술 학교라는 배경이 한 몫을 했다. 그랬기에 아이돌들은 자신들이 가진 재능을 보여줄 수 있었다. 또 유일한 연기자였던 김수현이 극의 중심을 잡으면서 안정세를 탔다. 하지만 그 후속작 ‘드림하이2’는 아이돌들이 대거 등장하지만 이들의 매력은 물론 드라마의 매력조차 사라지게 했다. SBS ‘아름다운 그대에게’도 샤이니 민호, 에프엑스 설리 주연으로 실패를 맛봤다.
그랬기 때문에 지난 2012년 부활했던 ‘학교 2013’도 시작 전부터 아이돌은 캐스팅에 목을 매지 않았고 신인 연기자들로 자리를 채웠다. 유일한 아이돌은 파이브돌스의 효영뿐이었다. ‘학교 2013’에 출연했던 배우들은 현재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주연급으로 종횡무진하고 있다.
아직 뚜껑을 열기 전이지만 캐스팅만으로도 우려를 사고 있는 ‘하이스쿨’이 이를 이겨내는 방법은 아이돌들의 연기뿐이다. 이들 중 유일한 배우인 김새론의 역할도 막중해졌다. 전문 배우의 부재라는 부담을 안고 시작하지만 오히려 새로운 연기돌을 탄생시킬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하이스쿨’의 걱정과 불안감을 기대로 바꿀 수 있는 것은 이제 본격 연기에 도전하는 남우현, 이성열, 남지현에게 달려있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