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이로 인해 방송가나 가요계, 공연계까지 대중문화계는 활동을 재개하는 것에 대한 눈치싸움이 시작되기도 했다. 온 국민을 혼란에 빠트린 사고이기 때문에 전 국민적인 애도에 동참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만 애도를 강요하는 사태까지 발생하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세월호 이후 아직까지 결방되고 있는 프로그램의 게시판만 살펴봐도 방송 재개를 원하는 움직임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모습들이 초반에 많은 보도들을 접하면서 충격의 강도가 점점 작아지고 감정에 무뎌진 것을 아닐까.
이에 영남대 심리학과 최호선 교수는 “예전에 비해 애도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아니다. 사고 발생이후 지금도 안산에서 대규모 촛불 집회가 열리고 서울 곳곳에서도 이런 모임이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앞으로 더 강렬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전망했다.
이어 “천안함 참사 땐 기본적으로 사고나 전사의 위험을 갖고 있는 군인들이 희생됐다. 하지만 이번엔 전혀 연관이 없는 학생들이 대부분 희생됐고 이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또 보도나 동영상 등을 통해 죽어가는 모습을 보게 됐다. 그 충격으로 이 여파는 길게 갈 것이고 국가에 대한 요구도 더욱 커질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아주대 심리학과 김혜숙 교수도 “유가족들이 사고가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났는데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를 겪을 가능성이 크다. 가족들은 아이가 배에 갇힌 모습을 상상했을 것이고 이는 생존자도 마찬가지다. 일상생활 기능들이 혼란이 올 것이고 슬프다가도 무뎌지는 감정들이 반복적으로 일어난다. 이런 증상이 한 달 이상 진행되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로 진단을 받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럴 때 사회적 지지가 굉장히 중요하다. 다른 사람들과 얘기를 하고 감정을 토로하고 위로를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같은 슬픔을 가진 유가족들끼리 뭉치게 되는 것도 당연한 것이고 서로 의존하고 위로해야 한다. 다만 ‘내가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생각이 깊어지게 되면 증상이 심각해진다”고 조언했다.
더불어 김 교수는 “이럴 때 특검 및 정부에서 확실한 진상조사를 하며 유가족들의 요구를 들어줘야 한다. 이들의 요구는 당연한 것이기 때문에 당국이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통제감이 상실된 것이기 때문에 굉장히 힘든 상황이다. 유가족의 정당한 요구를 당국이 받아들일 때 심리학 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