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제11회 서울환경영화제가 ‘국제환경영화경선’ 대상작을 발표했다.
영화 ‘댐네이션-댐이 사라지면’(이하 ‘댐네이션’)과 ‘할머니가 간다’는 국제환경영화경선 장편 대상 수상에 이름을올렸다. 올해 이 부분 심사위원을 맡은 영화감독 권칠인은 “주제적인 중요도나 만듦새에서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기에 두 편의 영화를 장편 대상으로 선정했다. 한 편은 해외에서 제작되었지만 한국사회에 많은 논의와 시사점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다른 한 편은 성장이라는 다소 무겁고 어려운 주제를 생생한 캐릭터를 통해 유쾌하게 풀어내며 우리에게 경종을 알렸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댐네이션’을 연출한 벤 나이트와 트래비스 러멜 감독은 영상을 통해 “한국에 가본 적이 없지만 이렇게 상을 주셔서 영광이다. 한국에서도 댐 철거에 관해 관심이 많은 것 같아 기쁨이 더욱 크다. 감사하다” ‘할머니가 간다’의 호바르 부스트니스 감독을 대신하여 참석한 프로듀서 크리스티앙 팰치는 “심사위원과 서울환경영화제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린다. 감독이 지금 여기 있었다면 굉장히 기뻐했을 것이다. 한국 사람들이 영화를 좋아해주어 기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단편 대상작은 제목이 주는 아이러니함과 발상의 전환과 관객에게 많은 시사점을 안겨준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핵발전소’다.
심사위원 특별상은 단편 진출작 ‘우리는 이길 필요가 없다’로, 영화는 평소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지구 반대편, 페루에서 일어난 비극과 투쟁을 다양한 형식과 실험 그리고 인터뷰 방식을 통해 담아냈다.
관객상은 ‘댐네이션’이 수상했다.
한국환경영화경선 대상은 ‘잡식가족의 딜레마’다. 야생동물과 먹거리, 그리고 동물권을 너머 생명의 문제로 나아가는 인식의 확장을 잘 보여주는작품이자 어렵고 무거운 주제를 사적인 차원에서 뚝심 있게 다뤘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수상 소식에 황윤 감독은 “예전에는 돼지를 저금통, 고기로써만 인식했다. 3년 전 구제역이 발생하고 돼지들을 대량 살처분하는 모습을 보고 돼지의 생명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사실 인간의 생명 조차도 제대로 존중 받지 못하는 시대에서 인간이 아닌 동물에 대한 권리를 말한다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먹기 위해 길러지는 동물에 대한 권리를 말하는 것은 나중 일이 아니냐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먹는 그들을 그런 식으로 취급한다면 과연 생명의 존엄성을 이야기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이 영광을 모든 돼지들에게 돌리겠다”고 말했다.
‘두물머리’는 우수상과 관객심사단상 수상, 밀양전’은 우수상 수상, 올해 특별하게 제정된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녹색영화상’인 청록상은 ‘화목한 수레’가 수상해 눈길을 끌었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