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 기자] MBC 기자들이 KBS에 이어 양심선언을 했다.
MBC 기자들은 12일 보도국 뉴스게시판과 사내 자유발언대에 자사의 세월호 침몰 사고 보도에 관한 대국민 사과문을 올렸다.
“참담하고 부끄럽습니다”라는 사과의 말로 시작한 MBC 기자들은 “지난주 MBC ‘뉴스데스크’는 세월호 실종자 가족을 모욕하고 비난했다. 세월호 취재를 진두지휘해온 전국부장이 직접 기사를 썼고, 보도국장이 최종 판단해 방송이 나갔다”고 밝혔다.
↑ 사진=MBC |
이에 대해 MBC 기자들은 “비상식적인 것은 물론 최소한의 예의조차 없는 보도였다. 한마디로 ‘보도 참사’였다. 그리고 이런 ‘참사’를 막지 못한 책임, 저희 MBC 기자들에게 있다. 가슴을 치며 머리 숙인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또한 해경의 초동 대처와 수색, 그리고 재난 대응체계와 위기관리 시스템 등 정부 책임과 관련한 보도에 있어 MBC는 그 어느 방송보다 소홀했다며 “정몽준 의원 아들의 ‘막말’과 공직자들의 부적절한 처신 등 실종자 가족들을 향한 가학 행위도 유독 MBC 뉴스에선 볼 수 없었다. 또 유족과 실종자 가족을 찾아간 박근혜 대통령의 한마디 한마디는 빠짐없이 충실하게 보도한 반면, 현장 상황은 누락하거나 왜곡했다. 결국 정부에 대한 비판은 축소됐고, 권력은 감시의 대상이 아닌 보호의 대상이 됐다”고 비판했다.
MBC 기자들은 “신뢰할 수 없는 정부 발표를 그대로 받아쓰기 한 결과, 학생 전원 구조라는 오보를 냈는가 하면, ‘구조인력 7백 명’ ‘함정 239척’ ‘최대 투입’ 등 실제 수색 상황과는 동떨어진 보도를 습관처럼 이어갔다. 실종자 가족에게 더 큰 고통을 준 것은 물론, 국민들에겐 큰 혼란과 불신을 안겨줬으며, 긴급한 구조상황에서 혼선을 일으키는데도 일조하고 말았다. 이점 희생자 가족과 국민 여러분께 사죄드린다”고 재차 사과했다.
앞서 KBS 기자들은 사내 게시판에 '세월호 참사 취재와 관련해 반성합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해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이 성명서에는 “사고 현장에 가지 않고 리포트를 만들었고 매 맞는 것이 두려워 실종자 가족들을 만나지 않고 기사를 썼다”며 “성찰과 반성을 요구하는 막내 기자들의 목소리를 수뇌부는 어린 기자들의 돌출 행동으로 치부하려 한다. 해당 게시판에 올린 반성문들이 기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일방적인 삭제를 당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