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배우 이선균이 취재진을 웃음 짓게 했다. 9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끝까지 간다'(감독 김성훈) 언론시사회 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셀프 디스에 가까운 돌발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끝까지 간다'는 한순간의 실수로 위기에 처한 형사 고건수(이선균)가 자신이 저지른 사건을 은폐하기 시작하며 벌어지는 예측 불허의 범죄 액션이다. 조진웅이 중반부부터 이선균의 상대역으로 등장, 두 사람은 격렬한 액션을 벌인다.
영화는 긴장감 넘치는 상황 전개와 적재적소에 터지는 예측할 수 없는 웃음이 관객에게 흥미진진함과 재미를 전하는 동시에, 후반부는 남자 주인공들의 치열하다 못해 처절한 액션이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건수의 아파트 장면에서 두 사람은 살기 위해 필사적으로 상대를 제압한다. 벼랑 끝에 몰린 두 사람은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몸을 사리지 않는다. 조진웅이 "극 중 위험했다고 보이거나 아찔한 상황은 실제"라며 "아파 보이는 장면에서도 정말 아팠다. 힘들었다"고 했을 정도다.
하지만 이선균은 이날 액션 연기를 끝낸 소감과 조진웅과의 호흡을 묻자 '끝까지 간다' 시사회 전 예고 영상으로 상영된 정우성 주연의 '신의 한수'를 언급해 웃음을 안겼다.
그는 "(조)진웅씨와 나란히 앉아서 영화를 봤는데 '신의 한수'에서 정우성 선배가 액션을 하는 장면이 나오더라. 진웅씨에게 '우리는 왜 저런 액션이 아닐까?'라고 한마디 했다. 저희 액션은 그랬다"고 말해 웃음을 줬다.
이어 "후반부 진웅씨가 저금통을 던지는 장면이 있다. 다량의 동전이 들어있는 저금통을 한 번에 강하게 던져준 조진웅이 정말 고마웠다"며 "정말 아팠지만 한 번에 끝낸 진웅이가 진짜 고마웠다. 그게 우리의 호흡"이라고 좋아했다.
알고 보니 이선균은 액션 연기를 하면서 가슴 부분이 골절되기도 했다. 조진웅은 "나는 정말 지쳐서 더는 못 할 것 같은데 이선균 선배는 가슴 골절이 있는데도 벌떡 일어나더라. 선배가 가니 어쩔 수 없이 따라갔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선균은 "누구나 조금씩 다 부상을 당했다. 아파트 신은 군에서 유격훈련을 받는 것 같았다"며 "남자들이 같이 땀을 흘리고 친해지는 느낌이 있는데, 촬영하고 다음날 일어나면 유격 훈련받은 것처럼 어기적거렸다. 우정이 깊어진 시간이 된 것 같다"고 웃었다.
조진웅도 "배우가 고된 액션신을 찍는다고 할 때, 그만큼 열정을 가지고 몸을 던졌을 때 다친 건 훈장처럼 생각된다"며 "각오하고 뛰어들었기 때문에 불편하고 다친 건 후회가 없다. 다만 관객들이 우리 영화를 편안하게 봤으면 한다. 치열한 장면에서 움찔하며 봤으면 한다"고 바랐다.
이선균은 예고 영상만으로도 멋지게 나온 정우성의 액션에 감탄했던 것 같은데 그렇다고 부러워하지는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 '끝까지 간다'는 소재와 내용, 액션, 연출, 배우들의 연기 호흡 등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작품으로 탄생했으니 말이다. 또 멋진 액션이 담긴 작품은 한국영화의 신기원이라고 불리는 원빈 주연의 '아저씨'라는 벽도 넘어야 하니 관객의 마음을 동하게 하는 건 쉬운 일은 아니다(물론 아직 '신의 한수'는 완성본이 공개되지 않았다).
'끝까지 간다'는 오는 14일 개막하는 제67회 칸 국제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됐다. 영화제 초청이 영화의 모든 걸 다 설명하지는 않지만 뭔가 기대할 만한 구석이 있다는 다른 말이긴 하다. 개봉은 29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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