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정선 기자]
엄청난 팬덤으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그룹 엑소가 새 앨범을 들고 돌아왔다. 2012년 데뷔 당시에는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지난해 ‘늑대와 미녀’ ‘으르렁’ ‘12월의 기적’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명실공히 대세 아이돌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의 여세를 몰아 엑소는 지난 16일 진도 해상에서 벌어진 세월호 참사로 인해 미뤄뒀던 미니앨범 ‘중독’(Overdose)을 7일 발매했다. 이번 앨범 역시 앨범 선주문량만 66만장에 육박하는 엄청난 기록을 세우며 뜨거운 컴백을 알렸다.
특히 눈여겨볼 점은 신곡 ‘중독’에 대한 음원차트다. ‘중독’은 앨범이 발매됨과 동시에 국내 주요 음원차트의 정상을 차지했다. 사실 엑소는 팬덤이 크게 작용하는 음반판매량에 비해 음원차트 성적은 크게 빛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앨범은 흔히 말하는 ‘지붕킥’(차트 이용량 추이비교 좌표의 최고치)을 기록할 정도로 관심이 남다르다. 이러한 엑소의 차트 성적은 팬덤의 역할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엑소의 최고 히트곡이라 할 수 있는 ‘으르렁’도 발매 당일(지난해 8월 5일) 멜론 일간차트에서 1위를 차지한 이후 다음날부터 급격히 순위가 떨어졌다. 이 자체만으로 보면 제법 선방한 기록이지만,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으르렁’이라는 점과 비교했을 때 다소 낮은 차트다. 이후 스페셜앨범으로 제작된 ‘12월의 기적’은 히트한 것과 달리 일간차트에서 단 한 번도 1위에 오르지 못하는 아쉬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엑소는 ‘중독’을 통해 앞서 선보였던 곡들과 마찬가지로 스토리텔링이 가미된 앨범 제작과 퍼포먼스 등으로 팀의 색을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점도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빠져나올 수 없는 사랑의 이야기를 담은 ‘중독’ 콘셉트에 맞게 미로 문양의 앨범 로고를 만드는가 하면, 뮤직비디오를 통해 멤버들이 미로를 헤매며 각기 다른 표정을 연기하는 부분 역시 보는 사람들로 다양한 해석을 할 수 있게 한다.
하지만 한 국내 유명 대중음악작곡가는 엑소의 신곡 ‘중독’에 대한 아쉬움을 내비쳤다. 이 작곡가는 “곡에는 구성이라는 게 있는데 기승전결이 없다. 사실 구성보다는 퍼포먼스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트렌드를 잘 읽어내는 SM엔터테언먼트답게 리듬과 사운드적인 부분, 그리고 뮤직비디오 기획은 양호한 편이다. 하지만 곡 자체만 두고 봤을 때는 히트성이 다소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가사와 멜로디 부분은 이전 곡들과 비교했을 때 임펙트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대중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엑소라는 그룹의 팬덤으로 인기는 이어가겠지만, 만약 이 곡을 이름 모를 신인이 들고 나왔다면 뜰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강태규 대중음악평론가 역시 작곡가의 의견에 일부 공감했다. 강 평론가는 “지난 앨범에 비해 곡에 임펙트가 없다는 것에는 공감한다. 그렇다고 곡이 아주 중독성이 없는 건 아니다. 분명 곡 자체에도 중독성은 있다. 이보다 엑소는 하나의 곡이 아닌, 엑소 그 자체를 콘텐츠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강 평론가는 “앞선 곡들의 음원차트와 비교했을 때 그들이 현재 차트에서 선방하고 있다는 것은 엑소가 그만큼 상승기류에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엑소는 지난 앨범을 통해 팬덤을 탄탄히 해놓으며 이륙하고 있는 시점이다. 비행기가 이륙하는 데 있어서 곡 하나가 그들의 이륙을 방해할 만한 조건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사람이 기대하던 것을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만나지 못하게 되면 그만큼 기대와 긴장감이 높아지는 것은 본능”이라며 세월호 참사로 인해 앨범 발매가 불가피하게 연기된 것도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들 중 하나로 꼽았다. 그는 “앨범이 늦춰지면서 팬들의 집결력이 더욱 강해졌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하기도 했다.
지난 8일 Mnet ‘엠카운트다운’을 통해 컴백했지만 아직 이번 앨범을 통한 구체적인 활동을 시작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엑소의 흥행여부에 대해 정확히 판단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확실히 ‘엑소’라는 이름이 하나의 콘텐츠가 됐고 충분히 히트성이 있다는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