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부자(父子) MC가 탄생했다. 김구라-김동현 부자, 이름하여 ‘김부자’다.
이들은 오는 16일 첫 방송되는 케이블채널 투니버스 신규 프로그램 ‘김부자쇼’에 공동 MC로 발탁됐다.
‘김부자쇼’는 김구라-김동현 부자를 필두로 10대들의 관심사와 이야기를 또래 출연진과 나누는 소통 버라이어티다. 아동, 청소년 채널에 김구라의 등장은 시청자는 물론, 그 스스로조차 새롭기만 하다. 그의 투니버스行이 가능했던 건 아들 김동현 때문(혹은 덕분)이었다.
8일 오전 서울 광화문 한 카페에서 ‘김부자쇼’ 공동 인터뷰에서는 왜 김구라-김동현의 ‘김부자쇼’여야만 했는가에 대한 명쾌한 해답이 나왔다. 우선 연출자 최우석 PD는 “기획 초부터 염두에 둔 사람이 두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김동현과 ‘막이래쇼’를 시즌5까지 함께 해온 최PD의 업그레이드 된 선택이 바로 그의 아버지인 김구라였던 것. 최PD는 “‘막이래쇼’를 하다 보니 아이들이 생각보다 기발하고,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는 걸 알게 됐다. 하지만 어른의 시선에서 아이들을 바라보는 게 아닌, 아이들이 중심이 돼 어른들과 소통하는 방향을 생각했다”며 “그런 면에서 가장 적합한 인물이 두 분이었다”고 섭외 이유를 밝혔다.
한껏 물 오른 ‘명불허전’ 김구라의 탁월한 진행 능력은 말할 것도 없다. 김구라의 아빠로서의 그리고 푸근한 삼촌 같은 매력은 아들 김동현은 물론, ‘얼어붙은’ 청소년 출연자들조차 살살 녹였다.
첫 녹화 소감에 대해 김동현은 “처음엔 자유롭게 못 할까봐 걱정했는데, 아빠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뛰어난 방송인이신 것 같다. 내가 하는 애드리브도 잘 받아주셨다”며 “혼자 할 때보다 더 편한 느낌이고,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더 재미있게 하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아빠, 나아가 선배 방송인으로서 아들에 대한 평가도 냉철했다. 김구라는 “2006년 ‘불량아빠클럽’에 함께 나갔다. 당시엔 이렇게 오래 방송 하게 될 것이란 생각은 안 했고, 내 방송에 도움이 되려나 싶은 마음이었는데 오래 하게 됐다”며 “아직은 (동현이가) 부족한 면이 있지만 나름대로 재미있게 잘 하고 있어서 대견스러운 면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동현이가 또래 애들과 호흡이 좋더라”면서도 “야외물을 많이 해서 그런지 MC로서 진행 멘트는 기술적인 부분이 좀 약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 김동현에게 어휘력을 쌓을 것을 주문하며 ‘70점’을 줬다.
김구라가 ‘김부자쇼’에서 기대하고 있는 포지션은 명확했다. 그는 “동현이가 다름대로 ‘막이래쇼’ 멤버들 사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걸 느꼈다”면서 “내가 처음에는 도와주는 느낌이지만 인큐베이팅을 하고 나중에는 아이들끼리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부자쇼’를 통해 아빠 김구라와 어엿한 공동 MC로 이름을 올린 김동현은 이날 “지금도 나는 ‘김구라 아들’ 아닌 김동현으로 불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일단 아버지가 MC계의 정상이기 때문에 그렇게밖에 불릴 수 없는 것 같다. 무조건 열심히 해야 한다”고 조심스러워했다.
그렇지만 김동현은 간담회 말미 “김구라 아들 아닌 김동현으로 불리고 싶은데, 잘 하면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그렇게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야심찬 포부를 덧붙여 눈길을 끌었다.
어른들의 시선이 아닌, 아이들과 같은 눈높이에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관망하며 궁극적으로 ‘소통’을 꾀하는 버라이어티 ‘김부자쇼’는 매 주 금요일 오후 8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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