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세월호 참사의 애도 분위기가 누그러졌다고는 하나 아직 나라는 '상중'이다. 여기저기서 우울증에 걸리겠다는 말도 많이 들리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예계도 여전히 그런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는 모양새다.
물론 연예계는 올스톱한 일정들을 최근 들어 조심스럽게 재개, 분위기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7일 영화 '인간중독'도 공식일정을 시작했다. 애도 차원에서 진행하지 않았던 기자간담회를 포함한 언론시사회도 진행됐다.
기자간담회가 끝날 즈음 고운 시선을 보낼 수 없는 발언이 나왔다. 배우 온주완이 하필이면 "이 영화가 500만 관객을 넘으면 수영을 해 한강 도하를 하겠다"는 흥행 공약을 걸었다. 며칠 전 물이 무서워졌다는 지인들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혼자만의 생각은 아니었던 듯하다. 주위가 웅성거렸다.
많은 이들이 말과 행동을 조심하는데 하필이면 한강 건너기 공약이라니…. 아무리 수영을 잘하는 그라고 해도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물론 온주완의 발언이 큰 잘못은 아니다. 마녀사냥으로 몰고 싶지도 않다. 이제는 다른 분위기를 이끌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팬들과 함께하는 많은 공약이 있을 텐데 잘못된 선택이 아닐까. 웃자고 한 말에 죽자고 덤비는 것일 수도 있지만, "장관님 오십니다"라는 말 한마디 잘못한 이는 엄청난 비난을 받았던 걸 생각해보자. 사고 현장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려 한 공무원은 직위해제되기도 했다.
사려 깊은 말과 배려넘치는 행동은 여전히 필요하다. 새롭게 시작하는 영화의 흥행을 위해 분위기를 띄우려고 한 말이었겠지만, 적절하진 않았다고 바라본 게 혼자만의 생각일까. 아내가 있는 엘리트 군인 김진평(송승헌)이 군 관사 안에서 부하의 아내 종가흔(임지연)과 벌이는 남녀의 비밀스럽고 파격적인 러브 스토리를 그린 영화 '인간중독' 내용처럼 남녀 사랑을 언급하며 "아름다운 5월"이라고 한 조여정의 발언은 애교였다.
지금 많은 국민은 '물'트라우마에 빠져있다. 경각심 차원으로 받아들이길….
jeigun@mk.co.kr/ 사진 강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