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상실감에 빠진 음악인들의 마음을 돈으로 환산할 순 없겠으나 기약 없는 '말' 뿐이 아닌 '행동'으로 즉각 실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세월호 참사의 슬픔과 더불어 차마 말하기 힘든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한 업계 종사자들을 위한 배려다.
2일 '뷰민라' 측에 따르면 관객들의 환불과 추가 피해 발생 비용 처리는 이번주 마칠 예정이다. 다른 공연들도 다수 취소되면서 예매처인 인터파크의 업무가 늘어나 평소보다 시간이 더 소요됐다.
주목할 점은 아티스트에 대한 '뷰민라' 측의 방침. '뷰민라' 측은 이미 계약된 총 59팀(가수) 중 80% 이상 아티스트에게 출연료를 전액 지급했다. 시스템업체와 스태프 인건비를 비롯해 다양한 영역도 상당 부분 진행됐다. 이달 중순이면 지급이 끝날 것으로 보인다. 스폰서나 참여 부스의 피해 부분도 고려돼 모두 배상한다.
'뷰민라' 측 관계자는 "페스티벌이 열리지 못했지만 (출연 예정 아티스트들이) 그간 보여준 준비와 고민만으로도 공연을 다 해주신 거나 다름없다"며 "수익 하나 없는 우리로서도 감당하기 어려운 큰 금액이라 고민했지만 각자가 안고 있는 피해를 도의적으로라도 결코 나눠드리고 싶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물론 '뷰민라' 측 역시 추후 고양문화재단으로부터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언제 얼마나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고양문화재단 측은 공문이나 구두 약속을 통해 피해보상을 해주겠다고 확인했지만 당장 예산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뷰민라' 측은 "솔직히 어디까지 인정되고, 어디까지 배상을 해줄지, 과연 언제 예산을 집행해줄지, 심지어 시간을 끌면서 자신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방법까지 생각해놓을지 가늠하기 힘들다"며 "당장 경제적으로 어렵더라도 정리될 창구는 하나여야 한다는 것이 우리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뷰민라' 측 관계자는 "그냥 업계 최고 멋쟁이가 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놓치고 싶지 않아 객기를 부린다거나 비즈니스적으로 훗날을 도모하는 큰 배팅이라고 생각하셔도 좋다"면서 "모두 형편이 어려운 상황에서 오히려 우리를 걱정해주시는 분도 계시지만 그래도 아직 버틸 만 하다. 행여나 나중에 망하게 되면 모른채 말고 그냥 국밥이나 한 그릇 사달라"고 전했다.
한편 '뷰민라' 측이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을 위해 고양시 사회복지협의회에 기탁했던 성금 5000만원은 반환됐다.
'뷰민라' 측은 "고양문화재단의 일방적인 취소 결정 이후 고양시 자체의 어떤 기관도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는 판단"이라며 "유가족의 의견대로 투명한 핫라인이 만들어지면 그 곳에 바로 기부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4월 26~27일, 5월 3~4일 총 4일간 고양아람누리에서 열릴 '뷰티풀 민트 라이프 2014'는 개막 반나절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취소됐다. 주최 측과의 협의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장소를 빌려준 고양문화재단의 취소 통보가 있으면서 논란을 빚었다.
당시 고양문화재단 측은 "세월호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실종자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마음"이라고 취소 사유를 밝혔다. 그러나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인들의 네거티브 싸움에 휩싸인 결과라는 정황과 대중음악을 깎아내리는 일부 발언 등으로 음악인들의 원성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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