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들이 가정의 달을 맞아 연례행사로 내놓는 5월 디너쇼가 올해도 이어진다. 어버이날 전후로 이미자, 조영남, 심수봉, 주현미 등 대형 가수들의 디너쇼가 특별한 효도 선물로 중장년층 음악팬들을 기다리고 있지만 올해는 세월호 여파로 여느 때보다 조용히 치러질 전망이다.
‘엘레지의 여왕’ 이미자(73)는 오는 7, 8일 서울 강남 그랜드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디너쇼를 연다. 데뷔 55주년을 맞아 더욱 특별한 이번 디너쇼는 어버이날을 맞아 ‘동백아가씨’, ‘기러기 아빠’, ‘섬마을 선생님’ 등 3대 히트곡을 비롯해 특별한 무대로 꾸며질 예정이다.
심수봉(59)은 8일 서울 용산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디너쇼를 열고 오랜 음악팬들을 만난다. 심수봉은 ‘그 때 그 사람’ ‘백만송이 장미’ 등 대표곡을 피아노 연주와 함께 선보일 계획이다. 최근 KBS 2TV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를 통해 젊은 세대들에게도 깊은 감동을 준 덕분에 올해는 특히 다양한 연령의 팬들을 만날 것으로 기대된다.
같은 날 ‘트로트 여왕’ 주현미(53)는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디너쇼를 개최한다. 데뷔 30주년을 기념해 그간의 활동을 되돌아보는 무대를 준비 중인 만큼 팬들과 더 없이 의미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 날 같은 장소에서 조영남(69)의 디너쇼도 열린다. ‘세시봉’ 시절 명곡부터 불멸의 히트곡 ‘화개장터’, 그리고 최근 발표한 신곡 ‘대자보’와 ‘쭉 서울’ 등 포크와 트로트를 넘나드는 다양한 레퍼토리로 팬들과 호흡할 계획이다.
공연을 일주일 가량 남겨둔 2일 현재, 티켓 예매 현황도 나쁘지 않다. 세월호 침몰 사고 여파에도 불구, 모든 공연이 80% 이상의 예매율을 보이며 ‘명장’의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다만 시기가 시기인 만큼 어느 때보다 진지하고 진중한 분위기로 준비, 슬픔에 빠진 국민들을 위로해주겠다는 각오다.
공연 기획사 쇼플레이 관계자는 “다행히 티켓 예매 현황이 나쁘진 않지만 세월호 여파가 없다고 말할 순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10년 연속 매진을 기록했던 조영남 디너쇼의 경우, 올해는 매진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는 것.
관계자는 “마케팅이 집중되어야 할 시기에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에 기획사도, 가수도 함께 슬퍼했고 홍보도 사실상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공연을 집중 홍보할 시기를 놓친 것은 사실이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다수의 콘서트가 연기 혹은 취소됐지만 사고 3주차에 접어들면서 이제는 ‘일상 속 추모’가 돼야 하지 않겠냐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만큼, 공연계도 조금씩 정상화 되는 분위기다.
관계자는 “디너쇼 관객들이 주로 60~70대고, 주요 예매층은 그분들의 자식 세대인 20~40대다. (세월호 참사 전) 예매하신 분들도 많지만 안타까운 분위기 속에도 가족과 부모님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공연을 찾아주시는 분들이 많아 예매율이 다시 상승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디너쇼 레퍼토리에 대해 관계자는 “디너쇼의 전반적인 틀을 벗어나진 않겠지만 선생님들이 희생자들에 대한 안타까움 그리고 공연을 찾아주신 팬들을 위로하는 표현을 하시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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