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29일 SBS와 MBC가 각각 드라마 '닥터이방인'(월화극)과 '개과천선'(수목극)의 시작을 알렸다. 앞서 KBS는 전날 월화극 '빅맨'의 제작발표회를 진행했다. '빅맨'은 사진 촬영 없이 기자간담회만 진행, 조용한 행사로 치러졌었다.
아직도 실종자가 많은데 떠들썩한 연예 행사는 보기 불편하다는 의견과 모든 이들이 자기 일에 손을 놓고 슬퍼할 수만은 없다는 의견이 공존하는 상황에서 각 방송사는 여전히 조심스러웠다. '닥터이방인'은 제작진과 출연진이 모두 검은 옷을 입고 노란 리본을 달았고, '개과천선'의 배우들은 일동 묵념을 통해 행사를 시작하는 것으로 피해자들을 애도했다.
SBS의 경우, 드라마와 관련한 질문만을 부탁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이야기는 '닥터이방인'의 수장인 진혁 PD가 먼저 꺼냈다. 진혁 PD는 "두 아이의 아버지인데 사고 소식을 접할 때마다 아이들 생각이 나 촬영하는 데 힘이 들었다. 목이 메고 눈물이 나더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내가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모두에게) 힐링이 될 수 있는 드라마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두 남자 주인공도 솔직하게 대응했다. 이종석은 "세월호 참사 소식을 촬영 중에 들었다. 드라마를 통해 어떻게 위로를 드려야 할지는 모르겠지만"이라고 말을 잇지 못하며 박해진에게 도움을 구했다. 민감한 문제에 혹시라도 말실수할까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선배 박해진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왜 답을 못 했느냐고 비난할 건 아니다. 이상한 답을 하는 것보다 나은 대응이다.
박해진은 "촬영 중에 세월호 소식을 접했는데 일이 손에 안 잡혔다. 배우뿐 아니라 스태프도 마찬가지였다"며 "애도하는 마음을 개인적으로 표현하기도 하고 현장에서도 그런 분위기가 있었다. 저희의 말 한마디와 연기하는 모습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다들 힘을 내셨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앞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세월호 침몰의 불편한 진실'을 통해 진심 어린 눈물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던 김상중은 '개과천선' 제작발표회에서 격분한 표현으로 눈길을 끌었다. 그는 "세상 한쪽에서는 억장이 무너지는 일이 있었는데 또 다른 세상에서는 그와 상관없이 돌아간다"며 "세상에 눈을 뜨고 나서, 이런 아이러니한 세상의 현실을 얼마나 봐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많이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위한 안타까운 마음이 담겼다.
이보다 앞서 배우 이영애는 25일 홍콩에서 열린 한 명품 행사 참석과 관련해 구설에 올랐다. 하지만 이영애 측은 "오래전부터 준비한 공식적인 행사가 일방적으로 취소돼 차질을 집게 된다면 오히려 한국에 대한 신뢰가 손상될 것 같았다. 주최 측에 조용히 치를 것을 부탁하고 참석했다"고 밝혔다. 세월호 관련해서는 "이영애가 행사에서 세월호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뜻에서 노란 리본을 달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연예계 공식 행사들이 이어질 예정인 상황에서 세월호 관련한 연예인들의 의견은 취재진이 묻지 않아도 나올 수 있다. 현재까지 그들의 답변은 적절해 보인다. 몇몇 연예인들은 애도뿐 아니라 거액을 쾌척, 자기 마음을 표하고 있다. 또 몇몇 연예인들은 자신의 이름을 기어코 밝히지 말아 달라며 도움의 손길을 보내고 있기도 하다. '감성팔이'라고 헐뜯거나 '돈질'이라고 비난하지 말았으면 한다.
jeigun@mk.co.kr/ 사진 강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