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정선 기자]
↑ 사진=김승진 기자 |
힙합계의 악동, 넘버원 배드 가이(No.1 Bad Guy) 뉴챔프가 자신의 장기를 고스란히 살리면서도 새로운 느낌의 곡으로 첫 디지털 싱글을 발매했다. 앞서 그가 선보였던 곡들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다.
이전 곡들이 날선 칼날 같은 음악들이었다면, 첫 디지털 싱글의 타이틀곡 ‘야하게’는 훨씬 둥글둥글해졌다. 일부 팬들은 이런 그에게 ‘변심’했다고 하지만 뉴챔프는 그저 자신의 속에 있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을 뿐이라고 말한다.
“몇 안 되는 팬들 중에 ‘뉴챔프가 왜 이랬지’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하지만 이전의 음악들은 그때의 치열했던 감성에서 나온 곡이었고, 대중적성을 겸비하고 싶은 지금의 생각에서 ‘야하게’라는 곡이 나온 것 같아요. 제 것이 아닌 것을 억지로 하지는 않았어요. 이 곡 역시 제가 만든 거고, 저의 머릿속에서 나온 거잖아요. 팬들도 알아주셨으면 해요.”
가슴을 난도질 해놓을 듯한 날카롭고 직설적인 랩을 만들어왔던 뉴챔프지만, 그의 안에도 대중성이 있었다. ‘야하게’는 그런 그의 현재 마음을 대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감각적인 그의 패션도 그렇다. 외적인 모습부터 달라져 있었다.
“옛날부터 작은 인터뷰 했을 때도 싱어들이랑 어울려 함께하는 알앤비 힙합을 좋아한다고 했는데. 이제야 기회가 온 것 같아요. 외적인 면도 정말 어렸을 때 음악 시작하기 전에는 망나니처럼 놀고만 다녔는데 음악 시작하고서는 관심이 없어졌어요. 어렸을 때 정말 인기가 많았어요(웃음). 그런데 매력적인 부분이 패션에서 나온다는 걸 듣고 나서는 정신을 차리게 됐죠. 가수 빈지노 씨가 캐릭터, 브랜드를 만드는 걸 보고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멋도 부려야겠다’라고 생각했죠.”
그의 가슴 속에 있는 대중성을 끌어낸 데는 소속사 가수이자 이번 앨범에 피처링으로 참여한 계범주가 한몫했다. 그는 계범주의 앨범 활동 당시 함께 방송에 출연하면서 무대를 꾸며왔다. 날 것 그대로의 느낌이 아닌, 정제된 멋을 느낀 것이 바로 이 때였다.
“계범주 씨와 방송을 하면서 그 절제미를 알게 됐죠. 사실 방송을 하고 싶었어요. 음악을 시작한지 4년 정도가 됐을 때, 그런 거 있잖아요. 제가 음악을 오래 했는데 부모님이 저에게 기대하고 있는 것도 있고, 주위의 친구들에게 인정을 받으려면 TV에 나가는 방법밖에 없는 것 같더라고요. 물론 방송이 전부는 아니지만요(웃음).”
↑ 사진=김승진 기자 |
‘야하게’는 낮잠을 자고 일어났을 때 떠오른 멜로디를 고스란히 옮겨놓았다. 이전에 ‘멜로디’라는 것을 자신의 음악에 넣어본 적이 없다는 그의 곡에 멜로디가 들어갔다는 것은 그만큼 새로운 도전을 했다는 의미다. 제목만 듣고 모두들 ‘상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오히려 가사 안에는 절제미가 물씬 담겨 있다. 노출을 일삼는 일부 여성, 특히 자신이 좋아하는 여성에게 ‘그러지 마, 그러지 않아도 예뻐’라는 말을 하고 있다.
감성만 다를 뿐, 그의 가사 안에는 솔직한 뉴챔프 만의 화법이 여전히 녹아있다는 것이다. ‘너의 새근한 바디에 그 미끈한 다리에 나 미끄러질 것 같아’라는 가사에서 ‘힙합계의 악동’이라는 별명이 왜 만들어졌는지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그럼에도 ‘변했다’고 말하는 팬이 있다면 함께 수록된 ‘개불’을 추천한다. ‘개불’은 온전히 기존 뉴챔프의 스타일 그대로 만들어낸 곡이다. 전혀 다른 스타일의 두 곡이 한 앨범에 담겨 있다. 자칫 부조화라는 평을 내릴 수 있지만, 이번 앨범을 통해 그는 다양한 감성이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던 거다.
이러한 ‘다른’ 모습을 팬들에게, 그리고 뉴챔프를 몰랐던 사람들에게는 ‘새롭게’ 다가가기 위해 그는 방송활동도 활발하게 할 계획이다. 그 첫 발은 Mnet ‘쇼미더머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그는 자신을 시험대에 올려놓는 거라고 했다.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에요. 우승해서 모든 의심을 깨버렸으면 좋겠어요. 항상 후회를 많이 하는 편이라 ‘쇼미더머니’에 출연하겠다고 결심한 것도 후회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아직 저의 반의반도 못 보여드린 것 같아서 안타까웠어요. ‘쇼미더머니’뿐만 아니라 주어지는 모든 것들을 다 해보고 싶어요. 기회가 된다면 예능도 하고 싶고요. 당연히 음악적으로도 나의 자아를 모두 보여드릴 거예요.”
또 그는 다른 가수와의 콜라보에도 관심을 가졌다. 함께 협업하고 싶은 가수를 묻자 그는 “나나, 조금만 기다려. 오빠가 유명해져서 갈게”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사실 ‘야하게’ 속 가사는 애프터스쿨의 나나에게 보내는 메시지란다. 인터뷰에서도 쉽게 할 수 없는 말들을 술술 터놓는 그에게서 솔직함이 묻어났다. 이 사람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못하는 사람이다. 음악도 마찬가지일 테고.
“앞으로 나올 곡의 가사 중에 ‘예술에는 답이 없다’ ‘모든 것은 취향의 차이’ ‘가장 중요한 건 태도’라는 구절이 있어요. 이 가사들이 딱 지금 저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것 같아요. 싫은데 억지로 하면 그건 거짓이지만, 나의 취향, 나의 스타일, 나의 감성인데 누가 뭐라고 하겠어요. 저를 좋아해주시던 마니아 팬들에게는 뉴챔프가 변한 것이 아닌, 다른 감성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고, 또 저를 몰랐던 이들에게는 대중적인 모습으로 가깝게 다가가고 싶어요.”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