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연예 관계자에 따르면 이 씨는 지난 18일 도난 신고가 접수된 신용카드로 160만 원가량의 전자제품을 구매했다가 경찰 수사망에 포착됐다.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은 이씨는 사건 경위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 잘 모른다"는 답으로 일관했다. 얼굴이 하얗고 귀공자풍의 이씨가 범죄에 연루된 점을 경찰은 의아해했다. 상식적으로도 훔친 카드였다면 이를 당당히 쓰는 일도 드물기 때문이다.
경찰은 곧 정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1990년대 농구계를 평정했던 '슛도사' 이충희와 배우 최란이 부모로 밝혀지면서부터다.
이충희가 아들의 소식을 듣고 직접 경찰서를 찾았다. 눈시울을 붉힌 이충희는 아들의 병명과 그간 사정을 호소하며 진심으로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했다.
이충희 최란 부부는 지난 2012년 한 방송에 출연해 충동조절장애를 앓고 있는 막내 아들의 사연을 공개한 바 있다. 최란은 당시 방송에서 "야구 선수였던 아들이 중학교 시절 부상을 당한 이후 실제 나이보다 어린 생각과 마음을 갖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씨는 주니어 대표로 세계대회에 출전해 MVP까지 차지했던 유망주였다. 손을 다쳐 수술을 받은 뒤 이상 증세를 보였다. 며칠동안 행방불명이 되면 부산이나 목포 등 지방경찰서를 통해 뒤늦게 발견되는 돌발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충희 최란 부부는 이런 안타까운 아들을 떠올리며 소외 계층 아이들의 복지를 위한 선행에 힘쓰고 있다.
신고가 접수된 사건인만큼 조사를 마쳐야 하는 경찰 조차 애처로운 마음을 금치 못했다는 후문이다.
국내 여신전문금융업법상 부정한 방법으로 알아낸 타인의 신용카드 정보를 보유하거나 거래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경찰은 24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수사 결과를 확인해 주지 않았으나 이씨가 충동장애를 앓고 있는 점,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 점 등 여러 사안을 참작해 불기소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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