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정선 기자]
↑ 사진=MBN스타 DB |
말하면 터질까, 감정을 숨겨왔던 스타들이다. 16일 진도 해역에서 발생한 여객선 세월호의 침몰 사고로 모든 것이 ‘올 스톱’ 됐다. 연예계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더욱이 연예계는 매번 사건이 있을 때마다 자신의 감정을 표출해왔던 SNS로 인해 논란을 야기했던 터라, 이번 세월호의 침몰과 관련해 소속사 차원에서 ‘그 어떤 글도 남지마라’라는 경계령까지 내려질 정도였다. 사람의 감정을 글로 표현하는 데에서 오는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함이다.
역시나 스타, 특히 온라인을 가장 활발히 이용하는 팬들을 보유한 아이돌은 더욱더 SNS에 글귀 하나를 적는 데에도 신중에 신중을 기했고 대부분이 짧을 애도의 글을 남기는 것이 전부였다. 그런데 사고 발생 이후 시간이 흐름에 따라 스타들의 SNS에 애도가 아닌 분노 가득한 글들이 속속들이 올라왔고, 관심을 끌었다.
가수 이정은 지난 19일 자신의 트위터에 “비단 이번 사건뿐만이 아니라 하나씩 떠오르고 있는 정부의 썩은 물과 고름 같은 X들. 무능력하고 고지식한 돈만 명예만 밝히는 멍청이들 알아서 내려가라. 진짜 필요한 게 뭔지 도대체 언제 알 겁니까? 왜 꼭 이런 일이 터져야 합니까? 이래야만 하는 척이라도 하냐”는 글을 남겼다.
또 그는 “분통이 터집니다. 이제 이런 곳에 글 쓰는 일도 혼자 벽보고 소리치는 일도 안 하렵니다. 정신들 차리십시오, 제발. 니들이 뒤로 다 X먹고 똥 X먹고 있으니까 이 작은 우리나라는 이렇게 훌륭한 인재와 능력을 갖고도 선진국에 들어설 수 없는 거야. 안전 불감증 같은 소리 하고 앉아있네”라며 분노했다.
시간이 흐르고 해당 글이 화제를 모으자 이정은 해당 글을 삭제하고 “오전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격하게 써내려 간 글들은 삭제 했지만 마음은 변함없습니다. 슬프기만 합니다. 어찌할 수 없는 모든 상황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라고 하소연했다.
이정뿐만이 아니었다. 배우 김의성, 문성근, 방송인 공서영, 정가은, 그룹 2PM 찬성, 작곡가 김형석 등 여러 분야의 스타들의 분노 섞인 글들이 SNS에 연이어 게재됐다. 하루하루 뉴스를 보며 조용히 애도의 뜻을 표하던 이들이 결국 폭발한 셈이다.
“이 사건의 초기에는 지나치게 슬픔에 감정이입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고 일희일비 하지 말자고 다짐했다. 그리고 어느 정도는 마음을 잘 운영했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정말 모르겠다. 슬픔과 분노가 뒤섞여 구분할 수 없게 됐고 마음이 폭동을 일으킨다” (배우 김의성)
“참사 5일째인데 어떻게 아직도 급선회 이유조차 밝히지 못하나? 아이들 두고 내뺀 선원들 다 살아있는데” (배우 문성근)
“며칠 째 발만 동동 구르는 건지. 안 되면 되는 방법을 찾아야지. 몇 명의 목숨이 달린 문제인데. 안 되는 방법으로 최선만 다하고 있다는 얘기만 도대체 며칠째 하는 건지. 발만 구르며 나흘이 지났네. 참 답답하다. 희망도 기적도 안일한 대처에 빼앗기는 기분” (방송인 공서영)
“무슨 병처럼 시간만나면 뉴스를 보는데 정말이지 이젠 뉴스 볼 맛도 안 난다. 똑같은 얘기만 하고 벌써 나흘짼데 어떻게 이렇게 구조소식이 없는지 이해가 안 되고 화만 나고 기가 막히고. 실종자들과 그 가족들 생각하면 억장이 무너지네” (배우 정가은)
“사건은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그에 대한 대처가 곧 우리 사회를 보여준다. 지금 우리가 어떤 환경에 처해있는지 한 사건을 통해 알 수 있으며 그것 또한 남의 일이 아닌 우리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 지금 사회는 병들어 있다는 생각이다. 사고 이후로 마음이 좋지 않다. 사고만으로도 그렇지만 사고 이후로 생겨나는 악질적인 행위들과 확인되지 않은 사실들이 돌아다니며 힘든 사람들의 마음을 찌르는 것이 더 맘이 아팠다. 그런 사람들. 정말 자신들이 한 짓거
한편 청해진해운 소속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건은 지난 16일 오전 8시 58분께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남서방 1.7마일 해상에서 발생했다. 특히 세월호에는 수학여행을 나선 안산 단원고등학교 2학년 학생 325명이 탑승하고 있어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