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 사진=포스터 |
공주는 모두의 외면에도 꿋꿋하게 현실을 받아들이며 등 돌린 세상에 나갈 준비를 한다. 보호막과 일탈, 새로운 친구와의 만남 등으로 과거를 벗어나려 하지만, 이 과거는 거머리처럼 공주에게 붙어 좀처럼 떨어지려 하지 않는다.
영화 ‘한공주’는 제목대로 공주의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감독 이수진은 남성임에도 섬세하게 여고생의 심리를 담아 놀랍기 그지없다. 립밤을 바르는 모습, 친구들과 웃고 떠드는 모습 등 작은 부분까지 세밀하게 그려내 리얼함을 더했다. 한공주 역을 맡은 천우희 역시 명불허전 10대 연기로 작품 안으로 빨려 들어가게 인도한다.
공주의 과거와 현재가 수시로 전환되기에 조금은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덕분에 뒤에 벌어질 일이 더 궁금하고 긴장된다. “공주가 왜 저런 행동을 취하지?” “공주가 왜 저런 말을 하지?” 등의 의문점이 마치 스무고개처럼 하나하나씩 힌트를 줘 결국 강한 여운을 남긴다. 공주의 숨은 이야기를 알게 되는 순간보다 그 과거를 되짚는 과정이 더욱 초조하고 클라이맥스다.
‘한공주’의 인기는 시작부터 남달랐다. 지난해 열린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은 물론 시민평론가상, CGV무비꼴라쥬상 수상 등 다양한 영화제에서 많은 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물론 수상이 많다고 좋은 작품은 아니지만, 개봉 전부터 다른 독립영화들과 달리 ‘한공주’는 승승장구 중이다. 상업영화 틈에서 그 진가를 인정받는 독립영화의 등장이라 반갑고 이 사회의 모습을 거짓없이 그대로 담았기에 작품이 주는 메시지는 강렬하고 기억에 오래 남게 된다.
피해자인 공주가 마치 큰 죄를 지은 범인인 냥 바라보는 이 사회의 불편한 시선과 가장 보호를 해줘야 될 사람들에게 버림받은 아이러니한 상황, 그저 먹먹하고 두 주먹이 불끈 쥐어지는 사연의 연속은 ‘한공주’의 핵심이자 우리 모두에게 던지는 질문들이다.
특히 “내가 사과를 받는데 왜 도망가야 되나요?”라고 순수하게 질문하는 한공주의 모습은 마치 관객들에게 질문하는 것 같아 미안하고 지켜주지 못해 또 다시 미안하다.
소녀들의 섬세한 감정으로 사건의 심각성과 이 사회를 조명해 우아하게 강렬하다. 공주는 물론 공주와 같은 친구들에게 사회 또는 지인이 어떻게 대해야될지도 생각할 기회를 제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