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 기자]
비슷한 감정이지만 서로 다른 행동과 생각을 보이는 그들은 바로 영화 ‘가시’의 영은과 ‘스케치’의 수연이다. 두 사람에겐 공통점이 있다. 사랑을 대하는 법은 상반되지만 사실 외롭고 사랑에 목마른 사람이라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추억 한 켠에 자리 잡고 있는 장소인 학교 교실에서 영은과 수연을 만나 솔직하고 달달한 그들의 사랑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손진아 기자(이하 손): 다들 학교에 관한 특별한 추억이 있을 거라 생각해서 교실로 모이게 됐어요. 두 사람에게 학교란 어떻게 기억되고 있는 지 궁금하네요.
영은(이하 영): 학교는 제 첫사랑과도 같아요. 이곳에서 특별한 사람을 만나기도 했고요. 학교에 오면 기분이 묘해져요. 다시 첫사랑을 만난 기분이랄까.(웃음)
수연(이하 수): 전 영은이와 반대에요. 학교를 생각하고 싶지 않은 생각이 더 커요. 학교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상처 받은 게 있거든요. 학교는 가시 같아요. 학교 때문에 사랑이란 게 두려워진 것도 있죠.
손: 두 사람이 사랑을 대하는 점이 정말 다르더라고요. 방금 말했듯 두 사람 모두 사랑과 학교에 연관성이 깊어 보여요.
영: 학교에서 첫 사랑을 만났거든요. 체육 선생님인데 정말 멋있어요. 자상하기도 하고요. 결혼을 하셨지만…. 정말 좋아했지만 가정이 있는 선생님이기 때문에 저 나름대로 배려를 많이 했다고 생각해요.
수: 대학교 선배와 사귄 적이 있었는데 저와 순수한 마음으로 사귄 게 아니었어요. 전 그 선배에 대한 마음이 진심이었는데 아닌 걸 알고 실망도 많이 하고 상처도 많이 받았죠.
손: 학교에 대한 추억도, 사랑도 극과 극이네요. 연애스타일도 상반될 것 같아요.
영: 연애스타일요? 전 일단 표현하고 봐야 해요. 사랑이 나쁜 게 아니잖아요. 정말 좋아하는데,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표현 한 번 제대로 못해본다는 건 너무 슬픈 일인 것 같아요. 그래서 선생님에게도 적극적이었어요. 선생님이 뒤로 물러날 땐 슬프긴 했지만 그래도 후회하지 않아요.
수: 영은이와 정반대라고 생각은 했지만 말하면 말할수록 진짜 극과 극인 것 같아요. 전 진짜 표현을 못하거든요. 대학교 때 사랑으로 받은 상처가 트라우마처럼 자리 잡은 게 있는 것 같기도 해요. 최근 집 앞 카페에서 일하는 분에게 오랜만에 두근거림을 느꼈는데 막상 실감하니 숨이 턱 막히는 것처럼 두려움부터 다가오더라고요. 이런 점을 보면 아직 사랑에 많이 서툰 것 같아요. 영은이에게 한 수 배워야 할 것 같아요.(웃음)
손: 서로의 연애스타일이 조화를 이루면 딱 일 것 같네요.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공통점을 발견했어요. 두 사람에게서 외로움이 묻어난다고 해야 할까. 어딘가 모르게 쓸쓸함이 느껴지네요.
영: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이 일에 더 집중하셔서 저에게 신경을 못 썼어요. 최근에야 느낀 거지만 제가 외롭고 쓸쓸함을 느끼기 싫어서 무언가에 빠지거나 사랑하게 되면 남들보다 더 강하게 표현하는 점이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체육 선생님을 사랑했을 땐 사람들이 ‘집착이다’ ‘미친 아이 같다’라는 말을 했어요. 전 미친 아이가 아니에요. 단지 전 저만의 애정 표현 방식이고, 외로움을 극복하는 방법이 그거였던 거예요.
수: 드디어 영은이와 닮은 점을 발견했네요.(웃음) 사실 저도 ‘미친 아이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