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지난 11일 첫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갑동이’는 첫 방송부터 뜨거운 관심과 동시에 호평을 받았다.
‘갑동이’는 화성연쇄살인사건을 모티프로 삼았다. 당시 범인을 지칭하던 갑동이라는 이름에서 영감을 받아 기획됐고 이를 제목으로 사용했다. 17년 전 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를 지칭하는 ‘갑동이’를 추적하는 형사 하무염(윤상현 분)을 중심으로 갑동이와 연관된 인물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첫 회부터 ‘갑동이’는 빠른 스토리 전개와 긴장감 넘치는 연출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여기에 배우들의 열연도 돋보였다. 데뷔 이후 가장 진중한 캐릭터를 맡은 윤상현과 사이코패스로 변신한 이준, 코믹 연기의 달인인 성동일의 묵직한 열연은 ‘갑동이’가 말하고자 하는 의미를 진실되게 전달했다.
‘갑동이’가 후발주자라면 가장 처음으로 화성연쇄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작품이 있다. 영화 ‘살인의 추억’의 원작이기도 한 연극 ‘날 보러 와요’다. ‘날 보러 와요’는 1994년 초연된 이후 무려 10여 차례나 무대에 올랐다. 그만큼 원작 자체의 힘이 막강했던 작품이다.
‘살인의 추억’이 개봉된 지도 10년이 넘은 지금 ‘날 보러 와요’는 5년 만에 재공연에 돌입했다. 자연스럽게 화성연쇄살인사건에 대한 관심도 일어나고 있다.
이에 ‘날 보러 와요’ 한 관계자는 MBN스타에 “공소시효가 끝나기 전엔 범인 석을 따로 한 자리 빼놓고 공연된 적도 있고 사회적으로 이 사건에 대해 알리려는 목적이 컸다. 저희 작품을 통해서 강력범죄에 대한 공소시효 연장을 주장하는 시민단체의 움직임도 있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하지만 지금 5년 만에 재공연을 결정한 것은 ‘날 보러 와요’에 참여했던 제작진들과 배우들의 욕구가 컸다. 사회적 움직임 보다는 사건을 기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며 “이 사건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등장하는 것은 실화라는 소재가 주는 매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 사건으로 인해 국내에서 연쇄살인사건이라는 말이 처음 붙었다고 하더라. 그러한 역사까지 더해지니 창작자에겐 좋은 재료일 것”이라고 밝혔다.
‘갑동이’의 제작 관계자는 “화성연쇄살인사건을 모티브로 삼았지만 영화 ‘살인의 추억’이나 연극 ‘날 보러 와요’와는 같은 소재, 다른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권음미 작가가 공소시효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싶어 했고 이 때 참고할 만한 소재가 화성연쇄살인사건이었다”며 이 사건을 소재로 삼은 이유를 설명했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은 1986년 9월 한 노인의 살해된 채 발견되면서 시작돼, 1991년까지 총 10회에 걸쳐 불특정 다수의 여성 10명이 차례로 강간, 살해된 사건으로 모두 경기도 화성시(당시 화성군) 태안읍 반경 2km 이내에서 일어난 사건을 지칭한다. 지난 2006년, 살인 공소시효 15년이 끝났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