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감독 벤스틸러, 배급: 20세기폭스 코리아, 수입: 20세기폭스 코리아), 러닝타임 114분, 12세 이상 관람가
#줄거리
[MBN스타] 최준용 (이하 최) :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가 재밌는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생각도 많이 하게 되고, 진지한 영화였던 것 같아요.
여수정 (이하 여) : 가벼운 영화는 아니었어요.
손진아 (이하 손) : 저도 재밌었어요. 근데 약간 길게도 느껴졌어요.
최 : 툭하면 상상에 빠져 ‘멍 때리기’를 잘하는 42세의 월터의 첫 느낌은 어땠어요?
여 : 솔직히 사람들이 그의 내면을 모르고 그냥 겉모습만 보잖아요.. 처음에는 멍청해 보이긴 했어요.
최 : 현실에서도 저런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상상력도 풍부하고 멍을 자주 때리던데 만약 현실에 저런 사람이 있다면 사회생활하기엔 조금 힘들 듯 해요. 그래도 영화 속에서 상상에 머물던 그의 생각이 점차 현실에 반영되고 사람이 변화되는 건 인상 깊었어요.
손: 전 제가 은근 멍 때리기를 잘해서 그런지 그냥 캐릭터가 독특하면서도 재밌더라구요. 특히 상사와 싸우는 장면이 너무 재밌었어요. 그냥 영화가 전체적으로 은근 회사원을 대변하는 부분이 있다고 해야 할까.
여 : 맞아요! 싸우는 장면은 완전 적극적인 부분이었던 것 같아요.
최 : 끝부분에 25번째 사진을 상사에게 건네며 따끔하게 일침하는 모습은 쾌감을 줬죠. 여자 입장에서 소심하고 표현도 못하는 남자는 별로지 않았나요? 남자가 봐도 용기가 부족해보였어요.
여 : 전 좋았어요. 요즘 적극적인 여성이 많이 늘었으니 소심하고 용기 없는 남자를 좋아하는 여성도 많을 거예요.
최 : 180도 달라진 월터의 모습이 투영됐듯 연애에 있어서도 적극적으로 변했어요. 처음엔 말도 못하고 선뜻 다가서지 못하고 망설이는 소극적 자세를 취했는데 숀을 찾아 여행을 하면서 용기 있는 남자로 변모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어요. 나중에 크리스틴 위그 셰릴 멜호프 역에게 손을 잡는 모습도 아름다웠어요. 손깎지 끼는 모습은 네꺼인 듯 네꺼 아닌 네꺼 같은 나에서 내꺼로 바뀌는 순간이었죠.
손: 그 장면은 용기 있는 남자로 변했다는 걸 확실하게 보여주는 장면이었지요. 진짜 아름답고 인상 깊었어요.
여 : 맞아요! 그 부분에서 교훈도 얻고 사람은 노력하면 변할 수있구나를 새삼 느꼈어요. 손깎지 끼는 장면은 썸에서 연인으로 변하는 장면이기도 했지요.
최: 40살 넘어서 상상력이 풍부한 남자는 어땠어요? 현실과는 동떨어보이지 않았나요?
여 : 40살이면 무엇을 도전하기에 솔직히 늦은 나이인데 상상력으로 남아 못한 걸 느껴보고 대리만족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어요. 현실에 안주하는 것보다는 조금의 상상력이 있다는 건 좋은 것 같았어요. 대리만족하고 잠시나마 일상 일탈할 수 있으니까요.
손: 어느 정도의 상상력은 좋은 것 같아요, 진짜 현실에서 할 수 없는 일들을 상상을 통해 조금이라도 풀 수 있으니까요.
최: 월터의 그런 부분은 순수하다고 할까나. 영화 속에서 숀이라는 사진작가가 자신의 사진을 잘 이해하고 완성시켜준다고 했는데 남주인공의 풍부한 상상력도 한 몫한 것 같아요. 16년 동안 호흡을 잘 맞췄잖아요. ‘인생이란 곧 용기를 내 미지의 세계로 들어가는 거예요’란 영화 속 대사도 영화를 보는 사람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줬던 것 같아요.
여 : 유쾌로 시작해서 교훈까지 든든한 영화였어요.
손: 맞아요. 전 그 대사도 좋았어요. ‘아름다운 순간이 오면 카메라로 방해하고 싶지 않고 순간에 머물고 싶다’고 한거요. 월터가 마지막 장면에서도 그 말을 또 하면서 실천하잖아요.
최: 남주인공이 수염을 기르고 야성적으로 변한 건 어떻게 봤어요? 초반엔 진짜 평범한 40살 회사원이었는데 여행을 떠나면서 남성적으로 바뀐 모습을 잘 보여준 것 같아요. 히말라야를 오르며 수염에 눈이 얼어붙은 건 남자가 봐도 멋지더라고요.
손: ‘모험가’ 느낌이 딱 들기도 하고 말끔한 모습보단 훨씬 남성적인 느낌도 강하게 들었어요.
여 : 수염 기른 남자의 매력을 느낀 순간이었어요. 마성미가 넘쳤어요.
최: 좋아하는 여자의 아들에게 다정스럽게 스케이트 보드를 가르켜 주는 모습과 아이슬란드에서 자신의 생일 선물 쭉쭉이를 주고 스케이트 보드와 물물 교환한 것. 모두 세심하면서 다정다감한 모습이 좋았어요.
손: 처음엔 소심한 모습을 보였지만 그만큼 배려심도 깊고 세심한 부분은 좋더라구요. 자신을 생각해주고 아들도 챙겨주는 세심한 모습은 여자가 반할 부분 중 하난 것 같아요.
여 : 여자들이 바라는 남성의 모습 중 일부였던 것 같아요.
# 감상평
최: 착한남자 벤 스틸러, 도전하는 그의 모습이 아름답다.
손: 삶의 매력을 느껴가는 벤 스틸러 모습에서 벤 스틸러의 또다른 매력을 느끼다.
여 : 벤 스틸러의 유쾌, 통쾌와 교훈까지 가득 찼다.
최준용 기자, 손진아 기자, 여수정 기자 jinaaa@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