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고 있는 두 남녀 도니(데릭 허프)와 아야(보아)가 춤이라는 연결 고리를 통해 사랑에 빠지는 것.
춤을 좋아하는 도니는 화려한 탭댄스 실력의 소유자다. 춤을 추고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환호를 받는다. 하지만 도니가 시선을 끌면 다른 동료는 사람들의 주머니나 가방에서 슬쩍한 게 걸려 사건 공범으로 몇 해 전 교도소를 다녀왔다.
오랜만에 흥을 내고 있는데 경찰은 도니를 제지한다. 보호관찰 신세이기 때문이다. 도니는 춤을 추고 싶다는 생각에 어렸을 때부터 같이 지내던 형이 운영하는 클럽으로 무작정 떠난다.
도니는 그곳에서 북을 치며 춤을 추는 댄스팀 코부와 대면한다. 리더 아야가 무대에서 춤을 추는 걸 보고, 즉석에서 춤 대결을 펼친다. 그러곤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두 사람은 이뤄져서는 안 될 운명. 도니의 형 닉(웨슬리 조나단)과 아야의 오빠 카즈(윌 윤 리)는 절친에서 앙숙이 되어 버린 관계이기 때문이다. 닉과 카즈는 한때 함께 클럽을 운영했으나 어떤 오해로 틀어져 버렸다. 아야가 닉의 클럽에서 춤을 췄던 것도 일종의 대응이었던 것.
'메이크 유어 무브'는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상황과 과정이 로미오와 줄리엣과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뻔할 수도 있는 사랑은 춤을 통해 새롭게 다가온다. 춤을 통해 하나가 되는 듯한 모습이 관객의 시선을 붙잡는다.
미국의 인기 서바이벌 프로그램 '댄싱 위드 더 스타' 4회 우승자 데릭 허프가 도니를 연기했다. '아시아의 별'이라는 별명을 가진 보아가 극 중 댄스팀 코부의 리더 역을 맡았다.
두 사람의 '케미'는 상당하다. 잘 어울린다. 키스신도 진하다.
특히 보아의 연기력이 안정적이다. 이미 단막극 '연애를 기대해'를 통해서 연기를 인정받은 그에게 타이틀롤로 손색없다는 말은 굳이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할리우드 진출 데뷔작으로 더 많은 이들에게 관심을 받을 것이라는 게 다르다면 다른 점이다. 북 치는 모습이 약간 거슬리긴 하지만 춤 실력도 역시 보아다.
SM엔터테인먼트 소속인 유노윤호가 카메오로 등장, 무대에서 화려한 춤솜씨를 보이는 것도 재미라면 재미다.
음악과 춤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관람하기 좋은 영화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극 초반 도니가 술집 앞에서 춤을 추면서 화려한 개인기를 발산하는데 KBS 2 '개그콘서트-끝사랑'의 정태호가 생각난다. 탭댄스를 펼치던 그가 구경꾼 중 한 명의 목에 수건을 두르고 스텝을 밟는 데 이건 흡사 정태호가 김영희의 목덜미에 손이나 다른 물건(이를테면 가래떡)을 얹고 화려한 발놀림을 보이는 것과 같아 보인다. 이 장면이 유독 인상에 남는 이들 꽤 있을 것 같다. 12세 관람가. 110분. 1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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