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정선 기자]
최근 길거리에서, 또 방송에서 과거에 히트했던 곡들이 심심치 않게 흘러나온다. 이는 비단 tvN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로 인해 불어닥친 복고열풍 때문은 아니다. 유행은 돌고 도는 것은 물론, 명곡은 그 생명이 쉽게 꺼지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과거의 곡들을 다시 살린다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보다는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현 시대를 살고 있는 이들이 모를법한 곡들도 또래 가수의 목소리를 통해 과거의 음악들을 듣게 된다면 훨씬 이질감이 사라지기 마련이다.
가장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라 하면 단연 KBS2 예능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을 꼽을 수 있겠다. 현재 ‘불후’는 ‘전설을 노래하다’라는 부제를 가지고 ‘전설’들의 노래를 지금의 가수들이 재해석해 부르는 형식을 띄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이선희부터 이미자, 정미조, 고(故) 박건호, 주현미, 고 김광석, 태진아, 신승훈, 남진, 전영록, 고 유재하, DJ DOC, 이승철, 들국화, 이문세 등 수많은 전설들의 곡들이 다시 탄생됐다.
또 다른 예능프로그램에서도 과거를 추억할 수 있는 요소가 발견됐다. 이는 HOT, 젝스키스, NRG, god 등 1세대 아이돌을 전면에 내세운 프로그램인 QTV ‘20세기 미소년’이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활발히 활동했던 아이돌 멤버들이 뭉쳐 당시의 추억담을 풀어놓고 그때 당시의 노래를 부르며 시계를 과거로 돌리고 있었다.
드라마에서도 명곡들이 쏟아져 나왔다. 가장 도드라지게 보인 드라마는 역시 ‘응답하라 1997’에서 서태지와 아이들의 ‘너에게’는 성시경의 감미로운 목소리와 만났고, 더 블루의 ‘그대와 함께’는 아이돌 그룹 비원에이포의 바로를 통해 다시 공개됐다. 또한 뱅크의 ‘가질 수 없는 너’는 하이니가, 에코의 ‘행복한 나를’은 투개월의 김예림이, 김혜림의 ‘날 위한 이별’은 디아가 재 편곡을 거쳐 또 다른 분위기의 곡을 만들어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드라마나 예능은 물론이고 가요계에서도 명곡을 재해석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듀스의 데뷔 20주년 헌정 앨범을 들 수 있다. 이 앨범에서 걸스데이와 지조는 ‘여름 안에서’를, 에일리-마부스-차쿤, 필독은 ‘떠나버려’ 긱스는 ‘우리는’ UV는 ‘고고고’(GO!GO!GO!)를 자신들 만의 느낌으로 재탄생시켰다.
방송 매체를 넘어서 뮤지컬에서도 추억 되새기기 열풍이 일었다. 고 김광석을 소재로 한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 ‘디셈버’ ‘그날들’은 물론 ‘2014 김광석 다시 부
이는 요즘 대중들이 익숙함을 찾고 있다는 방증이 아닐까. 문화의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는 현실에서 ‘추억’이라는 소재를 이용해 대중들과 옛 기억을 공유하는 것만큼 좋은 방법은 없다. 지금도 대중음악계의 시계바늘은 여전히 과거로 돌아가고 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