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김승진 기자 |
상대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의 소유자 창민(박재정 분)은 이런 그녀의 마음 속 고통을 고스란히 전해 받고, 연민을 느낀다. 자신 또한 원치 않는 초감각적 능력을 타고난 탓에 과거 연인에게 버림받은 상처를 간직하고 살아가는 창민은 수연을 향한 거부할 수 없는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수연 또한 그런 창민을 밀어내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 점점 그에게 끌리게 된다. / ‘스케치’
[MBN스타 손진아 기자] 영화 ‘스케치’는 배우 고은아에게 그 누구보다 소중한 영화다. 촬영에 임하며 ‘설렘’을 느끼게 했고, ‘첫’경험도 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늘 말광량이 같고 한없이 밝아보였던 고은아는 ‘스케치’로 색다르고 과감한 도전에 임했다. 섬세한 눈빛과 행동만으로 한 인물을 표현해냈으며, 아름다운 베드신도 멋지게 소화했다. 그렇게 고은아는 배우로서 한층 더 성장했다.
‘스케치’는 현실과의 타협을 거부한 대가로 삶의 의미를 빼앗겨 버린 고독한 여자 수연(고은아 분)과 상대의 마음을 읽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남자 창민(박재정 분)의 지독한 사랑 이야기를 과감하게 그린 초감각적 로맨스 영화다. 6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고은아는 극 중 수연으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고은아는 회사 MT를 가는 길에 ‘스케치’ 시나리오를 우연히 접하게 됐다. 두, 세장 넘기며 읽어 내려가기 시작한 ‘스케치’ 시나리오는 고은아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고, 그녀는 노출신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도 크게 부각되지 않을 정도로 영화에 매료됐다.
“시나리오를 읽는데 ‘몽환적이다’라는 느낌이 확 와닿았고, ‘영상미가 진짜 예뻐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감독님이 나를 알고 썼나?’ 싶을 정도로 수연 캐릭터가 나와 비슷한 점이 많아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
출연을 결심한 고은아는 고민이 많았다. 자신이 읽었을 때의 수연과 감독님이 생각하는 수연을 다르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어디에 장단을 맞춰야 할지가 고민이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감독님이 디렉션을 내려준 것도 아니었다. 대본 리딩도 목소리톤을 보기 위해 1번 해본 것이 전부였고, 결국 고은아는 자신이 이해한, 자신이 생각한 ‘수연’으로 만들어 나아갔다.
↑ 사진=김승진 기자 |
고은아는 적은 대사 탓에 눈빛과 호흡으로 캐릭터를 표현해야만 했다. 때문에 이번 작품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으로 ‘감정싸움’을 꼽았다. 감정과 눈빛, 호흡 컨트롤도 어려웠지만 밝은 땐 한없이 밝고, 우울할 땐 한없이 우울한 자신의 극단적인 감정과는 너무 다른, 그 중간만 고집하는 수연의 감정을 찾아가는 점에 있어서 고민을 많이 해야 됐던 것이다.
“대사가 있으면 좋거나 슬픈 감정이 표현이 될 텐데 이건 아니지 않냐. 난 가족과 친구들에게 애정 표현은 잘 하지만, 외롭거나 힘들고 우울한 부분은 잘 표현을 하지 않고 그냥 덤덤하게 넘어가는 스타일이다. 나에게 일부분이라도 비슷한 점이 있으면 그걸 끄집어내서 극대화 시켜 연기를 할 텐데, 그게 아니다 보니 어려운 점이 있었다.”
‘감정싸움’도 어려웠지만 처음이기에 더 부담되고 긴장됐을 법한 노출 연기도 고은아는 무난하게 소화해냈다. 예쁜 몸매를 위해 무려 8kg를 감량한 그녀의 노력으로 스크린에는 고은아만에 아름다움이 한껏 빛났으며, 박재정과의 베드신 역시 완벽한 호흡으로 아름다운 그림을 만들어냈다.
“내 부담감을 현장까지 끌고 가게 되면 나를 찍어주는 스태프와 감독님에게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내가 불안해하면 할수록 그들은 내 눈치를 더욱 볼 거라고 생각했다. 불안하고 걱정됐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막상 촬영장에 들어서니 무덤덤을 넘어선 ‘무’(無)의 상태가 되더라. 도전하는 것에 대한 흥분과 기대도 됐고, 빨리 찍고 후련해지고 싶었다.”
‘스케치’에서 고은아는 박재정과 호흡을 맞췄다. 많은 시간은 아니었지만 함께 해본 박재정에 대해 그녀는 ‘착하고 예쁜 사람’이라고 칭했다.
↑ 사진=김승진 기자 |
고은아에게 ‘스케치’란 작품은 ‘평생 간직하고 싶은 영화’였다. 첫경험이 담겨 있고 어떤 작품보다 소중하게 느껴졌기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