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안성은 기자] 올 봄 안방극장에는 유독 장르물이 넘쳐난다.
SBS ‘신의 선물-14일’과 ‘쓰리데이즈’가 나란히 시청자들의 추리 본능을 자극하며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tvN은 기대작 ‘갑동이’를 내놓았다.
‘갑동이’는 17년 전 가상의 도시인 일탄에서 일어난 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 갑동이와 이를 둘러싼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갑동이’를 통해 연기 변신에 도전하는 윤상현을 비롯해 김민정, 성동일, 이준, 김지원 등 다양한 매력의 배우들이 함께한다.
제작 단계부터 숱한 화제를 모은 ‘갑동이’는 티저 영상과 예고 웹툰 등을 통해 시청자들의 기대를 한층 끌어올렸다. 그러나 공개된 티저 영상과 웹툰 속 ‘갑동이’는 현재 과포화 상태인 여느 장르물과 다른 점이 없어보인다.
↑ 사진=이현지 기자 |
이야기의 뿌리가 된 연쇄살인마 갑동이부터가 실화에 모티브를 두고 있다. ‘갑동이’는 주인공 윤상현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던 영화 ‘살인의 추억’과 같은 줄기에서 파생됐다.
그러나 여기에서도 난제는 있었다. ‘화성 연쇄 살인 사건’에 모티브를 둔 ‘갑동이’는 자칫 인물과 자잘한 이야기만 추가된 ‘살인의 추억’이 될 수도 있었다. 여자들을 연쇄 살인 했다는 점이나 살인의 방식은 꽤나 닮아있었다. 여기에 강압수사, 범인의 지적장애 사실이 부각되는 순간 드라마는 뻔해질 것이 분명했다.
결국, 조수원 감독과 권음미 작가는 사람 이야기를 먼저 하고자 했다. 세련된 연출, 화려한 영상미보다는 공감이 가능한 이야기를 다루는 데 능숙한 조수원 감독은 권음미 작가와 그 점에서 일맥상통했다.
‘갑동이’라는 범인이 아닌, 갑동이를 둘러싼 인물들에 먼저 다루는 것이 제작진의 목표가 됐다. 갑동이의 존재로 인해 상처받은 인물들의 이야기가 작품의 주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제작진은 다양한 인간 군상을 그려내며 ‘장르물’이 아닌 말 그대로 ‘드라마’를 지향했다.
여기에 감독과 작가는 ‘흥미로운 드라마’라는 1차원적 사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작품을 통해 새로운 담론을 만들고자 했다. 바로 ‘공소 시효’에 대한 것이었다. 실제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을 비롯해 많은 사건들이 공소 시효의 만료로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졌다.
작가와 감독, 배우들은 이 부분에 대해서 강조했다. 성동일은 “공소 시효는 흉악범으로부터 무고한 시민들을 지켜줘야 하는 법이 역으로 흉악범을 지키는 제도”라며 일침을 가했다.
이처럼 보다 시발점이 된
‘갑동이’가 장르물의 홍수 속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오는 11일 오후 8시 40분 첫 방송된다.
안성은 기자 900918a@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