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안성은 기자] 한국적 요소를 차용한 수사물은 신선했으나 긴장감을 높이는 데에는 역부족이었다.
6일 OCN 드라마 ‘귀신보는 형사-처용’의 마지막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이날 살인 누명을 뒤집어 썼던 윤처용(오지호 분)은 오해에서 벗어날 뿐 아니라 사건까지 해결했다. 여기에 하선우(오지은 분)는 항상 자신의 곁을 지켜주던 귀신 한나영(전효성 분)의 존재를 자각하며 훈훈함을 더했다. 다시 한 번 죽음을 맞이했을 것이라 예상됐던 한나영은 1년 후, 광역수사대에서 이전과 다를 바 없는 생활을 하며 시즌2에 대한 여운을 남겼다.
↑ 사진=처용 캡처 |
하지만 판타지와 팩트의 절묘한 조화만으로 ‘처용’을 평가하기엔 아쉬운 점이 적지 않았다.
‘처용’은 ‘도시괴담 뒤에 숨겨진 미스터리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수사극’이다. 그럼에도 ‘처용’이 지난 10회간 보여줬던 이야기들은 ‘뻔한 구조의 반복’에 가까웠다.
그간 모든 사건의 뒤에는 한 맺힌 귀신들이 있었고, 이를 해결하는 것은 오롯이 윤처용과 한나영의 영혼이 빙의된 하선우의 몫이었다.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사건이 일어날 때면 윤처용이 나섰고, 그가 벽에 막힐 때쯤 한나영과 한몸이 된 하선우가 나타나 실마리를 제공했다.
‘처용’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가져왔으나 결국 드라마는 뻔한 구조만을 반복했다. 이는 작품을 보는 시청자에게 몰입도와 긴장감은 낮추는 역할을 했다. 어떤 사건이 일어나든 결국 윤처용이 해결할 것이며 그 끝에는 귀신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은 드라마의 초반부터 모든 시청자들이 할 수 있게 됐다.
그간 OCN은 ‘신의 퀴즈’ ‘뱀파이어 검사’ ‘TEN’ 등 독특한 수사물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들 역시 한 인물이 극의 중심이 되었고, 비슷한 구조가 반복된다는 것은 ‘처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기존 OCN의 작품들에게는 과정이 존재했다. 그 과정이 만들어내는 쾌감이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하지만 ‘처용’은 과정은 어설프게 넘긴 채, 결과에만 집중했다.
결국 제목 그대로 ‘처용’은 처용에 의한, 처용의, 처용을 위한 드라마였다. 윤처용이 사라진다면 다른 팀원들은 아무런 사건 해결도 하지 못할 것 같은 ‘무능력자’ 같기도 했다.
이날 방송 말미, 영혼이 사라진 것으로 예상됐던 한나영이 다시 광역수사대에 나타났다. 1년 후로 급하게 타임워프를 하며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는 것처럼 보였던 ‘처용’은 한나영의 재등장으로 두 번째 시즌에 대한 밑밥을 깔았다.
↑ 사진=처용 캡처 |
안성은 기자 900918a@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