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안성은 기자] 숱한 싸움에 지쳐 헤어졌던 이혼 부부가 다시 만나 사랑에 빠질 확률은 얼마나 될까?
5일 tvN 금토드라마 ‘응급남녀’의 마지막 이야기가 그려졌다.
현실적으로 이혼 부부의 재결합은 새롭게 사랑을 시작하는 부부에 비해 더 많은 어려움이 따르기 마련이다. 서로가 서로에 대해 지나치게 잘 안다는 점은 재혼 부부에게 장점이 아닌 단점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같은 아픔이 되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은 이혼 부부의 재결합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응급남녀’의 이혼부부였던 오창민(최진혁 분)과 오진희(송지효 분)는 강렬했던 사랑만큼 이혼하며 서로에게 많은 상처를 입혔다. 그리고 두 사람은 같은 병원 응급의학과에서 인턴으로 다시 만났다. 오창민과 오진희는 험난했던 이혼만큼 응급실에서 재회했을 때 서로를 원망과 분노의 눈빛으로 바라봤다.
그러나 두 사람에겐 서로를 향한 미움, 원망을 이겨내는 사랑이 있었다. 급박하게 돌아가는 응급실에서 두 사람은 결혼 생활에서도 하지 못한 ‘서로에 대한 이해’를 배우게 됐다. 결국 두 사람은 자신들을 둘러싼 갖은 환경과 시선들을 극복하고 두 번째 사랑을 시작한다.
이들의 변화는 서로에 대한 배려에서부터 티가 났다. 첫 결혼 당시, 늘 유유자적한 오진희에게 불만을 가지고 있던 오창민은 어느새 ‘기다릴 줄 아는 남자’가 됐다. 가족마저 등진 채 극단적인 결혼을 했던 오창민은 “결혼이 인생의 종착지는 아니다”라며 지금의 사랑에 모든 열정을 쏟을 것임을 밝혔다.
↑ 사진=응급남녀 캡처 |
응급의학과가 아닌 새로운 곳에서 사랑을 시작하게 된 커플도 있었다. 그간 한아름(클라라 분)을 향한 마음을 끊임없이 보여왔던 이용규(윤종훈 분)는 의사가 자신의 적성과 맞지 않음을 알게된 후 음악의 길로 떠났다. 그리고 그는 마침내 아름에게 자신의 솔직한 진심을 표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혼의 직전에서 ‘보류’로 변한 박상혁(임현성 분)-이영애(천민희 분) 부부를 제외한다면 응급의학과 내 커플의 사랑은 모두 행복하게 끝을 맺었다. 1분 1초가 급한 응급의학과이지만 사랑을 그려나가는 데 있어서는 한 걸음씩 천천히 나아갔다.
물론, 현실과 환상이 적절히 가미된 사랑을 그려나가며 아름다운 마무리를 했지만 ‘응급남녀’ 자체에 대한 아쉬움은 남는다.
갖은 갈등과 러브라인이 너무나도 급하게 마무리되며 ‘급전개’를 보였다. 특히 국천수와 오진희 사이의 미묘한 ‘썸’을 단번에 ‘의사 선배를 향한 존경’으로 포장하며 국천수를 심지혜와 연결시켜주는 모습은 ‘용두사미’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여기에 21화 동안 ‘로맨틱 코미디’에 집중했던 드라마는 마지막회 끝 무렵 급하게 ‘의학 드라마’를 흉내내기까지 했다. 제작진은 응급의학과 인턴 생활을 통해 의사로서의 한층 자라나는 모습과 함께 사랑에 있어서도 성숙해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 사진=응급남녀 캡처 |
‘응급남녀’ 후속 방송으로는 가상의 도시 일탄에서 벌어진 연쇄살인사건을 배경으로 한 20부작 미스터리 감성 추적극 ‘갑동이’가 방송된다. 오는 11일 오후 8시 40분 첫방송.
안성은 기자 900918a@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