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따사로운 봄볕이 내리쬐던 27일 정오, ‘덕수궁 돌담길’로 유명한 정동길. 어디선가 여학생들의 “와아~”하는 함성이 들려왔다. 곧 이어진 어쿠스틱한 멜로디가 발걸음을 절로 옮기게 했다.
주인공은 바로 어쿠스틱 듀오 랄라스윗이다. 정규 2집 ‘너의 세계’ 발매일자에 맞춰 이화여자고등학교 내 유관순우물터에서 깜짝 게릴라 콘서트를 선보인 것.
앨범 발매 시각에 맞춰 진행된 이날 공연은 점심시간을 맞아 ‘런치 콘서트’ 콘셉트로 많은 학생 및 교직원들의 호응 속에 펼쳐졌다. 완연한 봄날 오후를 랄라스윗의 라이브와 함께 만끽하는 모든 이들의 얼굴은 미소로 가득했다.
“여성 관객이 이렇게 많은 건 생전 처음”이라며 환한 미소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 랄라스윗의 달콤하면서도 선선한 멜로디가 하늘 높이 울려 퍼졌다.
싱그럽고 풋풋한 소녀들의 반짝이는 눈망울 사이로 랄라스윗의 감미로운 음악이 방울방울 맺혔다. 싱숭생숭할 법 한 어느 봄날, 여고생들의 마음을 살포시 어루만져준 랄라스윗에 학생들도 뜨거운 호응으로 화답했다.
이들은 ‘소소’를 시작으로 ‘사라지는 계절’, ‘당연하지 않은 이야기’, ‘말하고 싶은 게 있어’, ‘우린 지금 어디쯤에 있는 걸까’, ‘오월’ 등 2집에 수록된 신곡 및 기존 히트곡에 앙코르곡 ‘여름의 오후’까지 40여 분 동안 따뜻한 무대를 선보였다. 학생들과 진행된 즉석 질의응답을 통해 팬미팅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현장을 찾은 김지현 양(17)은 “평소 랄라스윗의 팬이었다. 다른 가수도 아닌 랄라스윗이라 너무 행복했다. 오늘이 생일인데, 선물 받은 기분”이라며 감격스러워했다.
최선화 양(17)은 “감미롭고 잔잔해서 좋았다. 랄라스윗의 음악을 들어본 적이 없었는데 첫 곡에서 소름 돋았다”고 평했으며 “점심시간을 맞아 학교를 찾아오는 아이디어가 신선하고 좋다”고 말했다.
한편 랄라스윗 정규 2집 ‘너의 세계’는 어쿠스틱 사운드의 2인조 혹은 밴드 구성 위주의 전작과 달리 플루트와 스트링뿐 아니라 프로그래밍까지 도입해 다양한 구성으로 채워졌다.
이들은 내달 26일부터 고양 아람누리 일대에서 열리는 ‘뷰티풀 민트 라이프 2014’에 출연할 예정이며, 오는 7월에는 단독 콘서트도 준비 중이다.
사진=해피로봇레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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