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 기자] 귀여운 16살 소녀가 맞나 싶다. 속이 깊어도 이렇게 깊을 수 없다. 인형 미모에 사랑스러운 웃음을 가진 배우 김유정, 한층 성숙해진 모습으로 예쁜 말만 내뱉는다.
김유정은 역시 프로였다. 하루 종일 계속되는 인터뷰는 성인배우들도 지쳐하는 인터뷰인데, 힘든 기색 하나 없이 질문에 명확한 요점을 정확히 간파하며 솔직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우아한 거짓말’은 아무 말 없이 세상을 떠난 14살 소녀 천지(김향기 분)가 숨겨놓은 비밀을 찾아가는 엄마 현숙(김희애 분)과 언니 만지(고아성 분), 그리고 친구 화연(김유정 분)과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극 중 김유정은 밝고 당당해보이지만 속내를 감추고 있는 화연 역으로 분해 얄미우면서도 한편으론 측은함을 자아냈다.
↑ 사진=이현지 기자 |
지난 2003년 데뷔해 벌써 연기 경력 11년 차로 접어든 김유정. 하지만 악역 캐릭터를 소화해 본 적은 ‘우아한 거짓말’을 통해 만난 화연이 처음이다. 그래서 일까. 김유정은 캐릭터에 더 애착이 갔고 욕심도 컸다.
“화연 캐릭터가 사연도 있고 속으론 외로운 아이다. 주위에서 볼 수 있는 화연 같은 친구들이 흔히 말하는 가해자라고 하는데, 영화를 보면 화연 같은 친구들도 아플 수도 있고 외로울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그런 친구들에게 ‘외로웠니?’라고 물어봐 줄 수 있고, 알아줄 수 있는 면이 끌렸다.”
김유정이 생각하는 ‘화연’은 천지(김향기 분)보다 더 외롭고 측은함이 드는 인물이라고 했다. 속으론 외롭지만 그걸 감추고 친구들에겐 화려하게 다가가고 했다는 점 때문이다. 김유정은 “화연이 부모님에게 관심을 많이 못 받다 보니 다른 쪽으로 관심을 받으려고 노력했다. 화연을 만나고 나서, 화연 같은 친구들을 볼 때 다르게 볼 수 있게 된 계기가 된 것 같다. 화연 만난 게 잘 선택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처음 도전해보는 악역 캐릭터이기에 어려운 점도 많았을 것 같지만 김유정은 연신 “좋았다”고 답했다. “마치 뱀이 허물 벗을 시기가 오면 옷을 벗듯이 나도 그런 느낌을 받았다. 한 단계 올라가고, 성장한 느낌이었다.(웃음)”
↑ 사진=이현지 기자 |
“김향기는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다. 하지만 작품을 같이 한 적은 없었다. 이번에 함께 해서 너무 좋았다. 김희애 선배님은 (촬영장에서) 마주칠 일이 많이 없었다. 그래서 그런가? 아직도 나에겐 신비스런 선배님이다. 고아성 언니는 묘했다. 뭔가 알고 싶게 하는 그런 묘함이 있었다. 보면 볼수록, 알면 알수록 궁금한 언니였다.”
많이는 아니지만 선배 배우들과 부딪히는 장면이 몇몇 있다 보니 촬영장에서 보고 배운 점도 있을 것 같았다. 이에 대해 물으니 김유정은 “같이 하는 장면이 많이 없어서 아쉬웠다”며 풀이 죽은 듯한 표정으로 아쉬움을 드러냈다.
“너무 아쉬웠다. 특히 성동일 선배님과 함께 해보고 싶었는데, 촬영장에서 그냥 잠깐 인사드리는 정도로만 뵙던 것 같다. 혼자 촬영하는 장면이 많다보니 외로운 점도 있었다. 가족이 있어도 관심 받지 못하는 역할이니깐…. 학교신 말고 다른 신에서는 거의 혼자 찍어서 외로운 게 있었다. 그래도 스태프 언니, 오빠들과 놀면서 풀었다.(웃음)”
김유정은 ‘여배우 김유정’의 강점으로 체력을 꼽았다. 체력하나는 정말 자신 있다며 환하게 웃던 그녀는 “절대 쓰러지지 않는다. 아파도 작품 끝나고 아프다”며 자랑했다. 이런 김유정의 강한 체력은 운동에 있었다. 김유정은 수영, 배드민턴, 농구 등 운동은 가리지 않고 즐겨한다고 했다.
궁금할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많을 나이 16살 김유정의 최대 관심사는 무엇일까. 김유정은 “요즘 고등학교가 최대 관심사다. 집 앞에 있는 고등학교에 가고 싶은데 갈 수 있을까 생각 뿐이다. 빨리 고등학교 교복을 입어보고 싶다”고 밝혔다.
↑ 사진=이현지 기자 |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