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27일 개봉하는 영화 '청춘학당: 풍기문란 보쌈 야사'(이하 청춘학당)의 마케팅 홍보 전략이다. 며칠 전 몇몇 매체 덕(?)에 이 영화에 출연하는 배슬기는 실시간 검색에도 올랐다. '배슬기, 19금 노출. 헉!' 등의 기사로 대중에 노출됐다. 그런데 정작 사진 속 인물은 배슬기가 아니었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노출이 있는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들의 딜레마다.
마케팅 홍보사 입장에서는 야한 스틸과 영상으로 매체를 유혹한다. 그러면 매체는 기사로 만들어 누리꾼을 클릭하게 유도한다. 대부분 실시간 검색어가 만들어지고, 중간매개체인 포털사이트가 전달하는 역할을 제대로 한다. 인터넷 검색창에 '배슬기', '청춘학당' 등을 치면 어렵지 않게 문제의 기사들을 만날 수 있다.
언론이 이런 기사를 쏟아내는 건 트래픽 때문이다. 독자가 많이 보면 광고 등의 수익이 뒤따른다. 클릭을 많이 유도하는 일명 '낚시질'이 생산되는 이유 혹은 과정이기도 하다. 이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만들어진다. 누리꾼들이 보기 때문에 생산되는 기사들이라는 말이다. 연예매체들의 많이 본 기사 대부분은 야한 것들이다. 대중의 관심 덕이다. 야한 기사가 안 쏟아지면 그 수요는 없어지게 걸까. 과연?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논쟁이다.
공범은 또 있다. 제작사와 감독 등이다. 수위 높은 장면을 요구하고, 슬그머니 이용한다. 배우들과 사전 교감이 없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배슬기처럼 애꿎은 피해자가 생기기도 하는 여러 가지 이유다.
또 다른 19금 영화를 홍보하는 마케팅사는 노출 스틸과 예고편을 자극적으로 쓰는 이유에 대해 "관객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한다. 언론사, 제작사, 누리꾼들의 대답 역시 비슷비슷하다.
누구도 잘한 이는 없다. 이런 상황에 연루된 모두가 잘못됐다고 해야 하는 게 '이성적'으로 맞다. 심지어 이 코너에 글을 쓰고 있는 필자 역시 비난을 피할 수 없다는 걸 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런 인터넷 환경 속에서는 변화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영화 뚜껑을 여니 노출로 주목받은 영화가 또 하나 있다. 27일 개봉하는 영화 '스케치'다. 극 중 배우 고은아는 과감한 노출과 베드신을 선보인다. 하지만 이 영화는 노출로 홍보하지 않고 있다. 언론시사회에서 영화를 본 언론이 고은아의 예상치 못한 수위 높은 열연에 깜짝 놀랐을 정도다.
남자를 보쌈해 겁간한다는 섹스어필한 소재를 추리물로 만든 독특한 '청춘학당'과 뻔할지도 모를 남녀의 사랑이야기를 감각적인 멜로드라마로 푼 '스케치'는 나름의 시도를 칭찬할 만한 영화들이다.
하지만 두 영화의 접근 방식은 전혀 다른 듯한 인상을 남긴다. 19금 영화들을 성인용 버전으로 만드는 공모자들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한다. 물론, 그렇다고 오랫동안 이어진 악습이 바뀔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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