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 기자] ‘우아’ ‘청순’. 배우 김희애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단어다. 단아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그녀가 최근 영화, 예능, 드라마 등을 통해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대중에게 한발 다가왔다.
최근 MBN스타와 만난 김희애는 반전 매력이 가득했다. 여배우 분위기를 풍기며 우아함을 고수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털털하고 솔직한 입담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김희애는 영화 ‘우아한 거짓말’로 21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아무 말 없이 세상을 떠난 14살 소녀 천지(김향기 분)가 숨겨놓은 비밀을 찾아가는 엄마 현숙(김희애 분)과 언니 만지(고아성 분), 그리고 친구 화연(김유정 분)과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우아한 거짓말’에서 김희애는 억척스러운 엄마로 변신을 꾀했다.
↑ 사진=퍼스트룩 |
“‘우아한 거짓말’을 읽었는데, 소재나 줄거리가 너무 좋았다. (영화 이야기를) 따지고 보면 아이들 만에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어른들의 세계도 있고 남의 이야기 같지 않았다.”
극 중 김희애는 한 가족의 가장으로서 살다가 딸을 잃은 이후 더 씩씩하고 밝게 살아가기 위해 애쓰는 모습부터 눌러 담았던 슬픔을 터뜨렸다. 특히 평범한 엄마의 모습을 물론 다양한 감정 연기까지 나무랄 곳이 하나도 없었다.
“감정 수위조절이 힘들었다. 절망스럽고 어떻게 살아야 하나 싶지만 한 아이가 남아있고, 그 전엔 남편을 잃은 상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아야 되니깐 슬픔을 누르며 참고 살아가고, 그 속에서 행복을 찾았다. 아이들과의 미래를 생각했다. 생각하면 너무 슬프고 힘든 이야기지만, 그 삶에서 멈추지 않고 성숙된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
21년 만에 스크린 복귀다 보니 아무래도 부담감이 컸을 것 같다. 이에 대해 물으니 김희애는 “흥행에 대한 부담감? 신경 쓰이고 걱정된다. 주변에서 드라마 시청률이 걱정이지 영화는 괜찮다고 하는데 난 그렇지 않았다. 지금 당장의 관객수를 떠나서 부끄럽지 않은 작품을 선택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우아한 거짓말’이 그런 부분이 되지 않을까 싶다.(웃음)”고 말했다.
김희애는 안정된 연기력을 자랑하는 고아성, 김유정, 김향기와 호흡을 맞췄다. 어디하나 흠 잡을 곳 없는 세 배우와 최고의 앙상블을 보여준 그녀는 언론시사회를 통해 “내가 제일 연기를 못했다”고 말하며 그들의 연기에 감동 받아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원래 내 연기 모니터를 잘 못한다. 봐도 혼자서 몰래 보는 편이다. 그런데 영화는 얼마나 걱정이 됐겠냐. 객관적으로 볼 수가 없는 거다. 내 연기만 보게 되는.(웃음) 계속 객관적으로 (연기를) 못 보다가 갑자기 후폭풍이 오면서 아이들의 연기가 걱정이 되더라. 그런데 연기를 보니 너무 잘하더라. 그 연기는 정말 베를린을 갈 수도 있는 세계적인 연기라 생각했다. 이런 생각에 갑자기 감정이 밀려왔던 것 같다.”
“김향기는 극 중 캐릭터 때문에 말 걸기가 조심스러웠다. 눈물연기가 힘든데 건드리면 눈물이 뚝뚝 떨어질 것 같았다. 고아성과는 맥주도 마시고 얘기를 많이 했다. 나도 어렸을 때부터 일을 했기 때문에 일을 하면서 인생의 상처를 일찍 받게 된다는 걸 안다. 그런데 (이야기를 나눠 보니) 생각보다 건강하고 밝게 자랐더라.”
이전의 김희애는 ‘친근’함과는 조금 동떨어진 배우였다. 그러나 최근 tvN ‘꽃보다 누나’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 등에 출연하며 색다른 면모도 소개하며 대중들과 한층 가까워졌다. 혹시 최근 연이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점에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닐까 궁금했다.
“계기라기보다도 인생은 놀라움의 연속인 것 같다. 계획은 없었지만 그걸로 인해 터닝포인트가 됐다. 살아보니깐 배신도 있고 상처도 있었는데 그런 게 여물었던 걸 보여준 것 같다. 삶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김희애’하면 떠오르는 게 ‘우아함’도 있지만 동안 미모와 백옥 같은 피부도 빼놓을 수 없다. 자기관리 노하우에 대해 묻자 김희애는 “나도 뷰티 안티에이징에 관심이 많다. 모든 정보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직업이 이렇다보니 관심을 안 가져주면 벌 받는다”라며 웃었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