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한국에서 대대적으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찍는 경우 없잖아. 스칼렛 요한슨이 올지도 모르고. 가서 동영상 찍어 올리자."(이모씨)
SNS 이용자들이라면 이같은 생각을 해봤을 만하다. 영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제작사 마블스튜디오가 18일 한국관광공사와 영화진흥위원회 등과 국내 촬영과 관련한 양해각서를 교환하고 한국 촬영을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오는 30일(오전 6시~오후 5시) 서울 마포대교를 시작으로, 다음달 2~4일(오전 6시~오후 6시) 상암동 DMC 월드컵북로, 5일(오전 4시30분~오후 5시30분) 청담대교 북단램프, 6일(오전 4시30분~정오) 강남대로, 7~9일(오전 6시~오후 6시) 경기 의왕 계원예술대학교 인근 도로 등에서 15일간 촬영이 이어진다.
이씨의 경우 조심해야 한다. 마블스튜디오 측으로부터 지적재산권법으로 고소 조치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분량이 몇 초 안 되는 동영상도 인터넷에 무분별하게 올리면 문제가 돼 법적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어벤져스2' 측은 "우리가 판단하기에 과하다 싶을 정도의 영상이 담겨 있거나 현장에서 통제선을 따르지 않는다면 법적 제재가 가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영화상 내용이 유출된다면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여러 가지 발생할 문제들을 대비해 마블 측의 고문 변호사도 한국에 와 있다. 유의해 달라"고 협조를 부탁했다.
실제 미국에서는 영화 촬영장에서 허락되지 않은 이들은 카메라를 들이밀지 않는 게 관행이다. 파파라치의 경우도 대부분이 일정 룰을 지키고 있다. 사진 보도도 배우들 캐릭터 정도로 제한적이다. 사실 현장 사진 촬영을 법률상 제재하지는 않는다. 다만 동영상 촬영은 제재된다. 지적재산권 침해 법률 적용이 포괄적이고 넓기 때문이다.
'어벤져스2' 측은 촬영지를 전면 통제해 취재진과 관광객에게 현장을 공개하지 않을 예정이지만 운 좋게 가까운 거리에서 구경할 수도 있는 이들이 유의해야 할 점이다.
미국법에 정통한 김익태 변호사(법무법인 도담)는 "시민들이 촬영을 못 하게 현장을 완전히 봉쇄한다는 건 법적 권리가 전혀 없는 사안"이라면서도 "영화 콘텐츠 내용을 개봉 전까지 컨피덴셜 인포메이션(confidential information, 기밀정보)으로 지키려 하는 게 영화사 입장일 것"이라고 짐작했다. 김 변호사는 "공공의 목적이나 교육용으로 인터넷에 올리는 건 문제가 없으나 상업적으로 이용하거나, 영화의 핵심 내용이 담기면 미국법에 근거해 민사소송도 진행될 수 있다"고 짚었다.
곧 시작되는 '어벤져스2' 촬영은 가뜩이나 혼잡한 서울에 교통대란을 일으킬 우려도 예상된다. 서울 시내 일부 교통은 통제되고 버스 노선도 변경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협약식에서 "총 72개의 노선이 연관되어 있는데 임시 버스노선과 임시 정류장을 설치하겠다"며 "다산 120센터나 TBS교통방송 등으로 실시간 교통상황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어벤져스 2' 측은 "교통 통제로 인해 시민들이나 관계자들에게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면서 "촬영 일정이 빠듯해 현재까지 취재진이나 시민들을 위한 현장 공개는 계획하고 있지 않다. 양해 부탁드린다. 개봉 때 영화의 재미를 더 느낄 수 있도록 한국 촬영과 관련해서는 관심을 줄여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어벤져스2'는 2012년 개봉해 전 세계적으로 흥행열풍을 일으킨 '어벤져스'의 속편이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크리스 헴스워스, 스칼렛 요한슨, 사무엘L. 잭슨, 크리스 에반스, 제레미 레너, 코비 스멀더스, 마크 러팔로 등이 출연한다. 한국배우 수현도 어벤져스 팀에 유력한 조력자로 합류해 관심이 더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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