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안성은 기자] ‘왜’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지, 구구절절 이유를 설명하진 않는다.
남자주인공이 침대에 누워 그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파급효과는 훌륭하다. 여기에 드라마 속 책의 전개가 드라마와 닮아있다면 금상첨화다. 결말을 궁금해 하는 시청자들의 지갑은 자연스럽게 드라마 속 책을 향해 열린다.
지난달 27일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에 등장한 케이트 디카밀로의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은 드라마의 인기와 함께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극중 도민준(김수현 분)이 꾸준히 읽었던 이 책은 드라마의 예상 전개와 맞물리며 연일 화제가 됐다.
↑ 사진=별에서 온 그대 캡처 |
드라마에 책이 등장하며 성공적 홍보 효과를 거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방송됐던 드라마 ‘주군의 태양’에는 동화책 ‘폭풍우 치는 밤에’가 등장하며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는 등 인기를 끌었다. 더 먼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내 이름은 김삼순’을 통해 소개됐던 ‘모모’를 만나는 것도 가능하다.
이 같은 성공 사례는 자연스럽게 PPL(간접광고)로 이어졌다. 다양한 드라마들은 PPL 혹은 책 속 소품으로 각종 도서들을 활용했다. 책을 넘어, 출판사가 드라마의 배경으로 등장해 홍보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 사진=주군의태양 캡처 |
전자제품, 휴대전화 등이 과할 정도로 티가 나는 PPL로 역효과를 받을 때에도, 책만큼은 그 역풍을 피해갔다. 가끔 극과 어울리지 않는 책의 선정으로 대중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경우는 발생하기도 했다. 특히 김수현 작가의 ‘천일의 약속’에는 이미 베스트셀러 작가였던 김진명 작가의 소설이 수차례 등장했으나 작품과 어우러지지 못하며 큰 호응을 얻는데 실패했다.
그럼에도 출판사들은 드라마에 책, 출판사 PPL을 넣기 위해 방향성이 맞는 작품들을 찾고 있다. 1억이 넘는 투자 비용이 들어가기도 하지만, 훌륭한 작품에 들어가 괜찮은 장면만 그려낼 수 있다면 개의치 않는다. 자연스럽게 작품 속에 녹아들게 만든다면, 책의 홍보 효과는 일단 성공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TV 속 책 권하기가 처음부터 드라마를 통해 이뤄진 것은 아니었다. 지난 2001년, MBC는 대표적인 공익예능 프로그램 ‘느낌표’를 통해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라는 소개를 선보인 바 있다. 당시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는 공지영의 ‘봉순이 언니’부터 위기철의 ‘아홉살 인생’까지 다양한 도서들을 베스트셀러에 올려놓으며 인기를 끌었다.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는 당시, 장르를 불문하고 20권이 넘는 책을 대중에게 소개하며 ‘독서’를 널리 전파했다. 드라마에서 스쳐가는 장면으로 책이 등장하는 달리 당시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는 책의 전반적 내용을 꼼꼼하게 설명하고, 시민들에게 책과 관련된 퀴즈를 내는 등 ‘꼼꼼한 독서’를 지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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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은 기자 900918a@mkculture.com